[백신접종] "하루빨리 일상으로"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백신 접종 시작

대전 최헌우·세종 이하현·충남 김미숙씨 등 첫 접종
"코로나19 종식 바라는 마음…우리 접종이 시발점 되길"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26일 오전 9시부터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첫 접종이 시작된 대전지역 5개 요양병원에서는 외부 요인에 취약할 수 있는 요양병원 특성과 접종자들 심리안정을 위해 완전 비공개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날 하루 대전지역 접종 대상자는 370여명이다.

대전 첫 접종자인 성심요양병원 방사선실장 최헌우(46) 씨는 이상 반응 등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방문객이 환자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백신을 기다렸다"며 "1호 접종자로 선택돼 기쁘다. 우리 병원이 코로나19 종식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씨와 함께 백신을 맞은 10여명도 오전 10시 현재 아무런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에서는 이날 오전 8시52분께 1호 접종자인 요양병원 간호사 이하현(24)씨가 동료 간호사와 함께 보건소에 들어섰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 체크까지 마친 이씨는 '전에 예방접종 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었는지' 등을 묻는 의사의 질문에 이상 없음을 밝히고 접종실로 향했다.

이씨는 접종하면서 간호사에게 "다소 바늘이 길어 보이는데 마른 체형의 노인 환자의 경우 어떤 각도로 맞히면 좋겠느냐"고 상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 이상 반응 관찰실에 들어선 이씨는 주사를 맞은 왼쪽 팔을 문지르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이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돼서 다행"이라며 "다른 분들도 백신을 잘 맞으셔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종시 내 요양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는 박복수(52) 씨도 "맞기 전엔 솔직히 긴장돼서 어머니도 한 번 더 뵙고 왔다"며 "접종하고 나니 독감 맞은 것보다 아프지도 않고, 안심도 돼 고맙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충남지역 첫 접종자인 홍성 한국병원 간호과장 김미숙(64)씨도 이날 오전 9시 홍성군 보건소 2층에서 백신을 맞았다.

김씨는 "처음에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의료인으로서 백신에 대한 믿음을 줄 필요가 있어서 기꺼이 1호 접종에 응했다"며 "많은 분이 백신을 맞아서 하루빨리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에서도 호서노인전문요양원 10년차 요양보호사인 A(54)씨가 첫 백신을 맞았다.

천안서북구보건소는 요양원을 방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A씨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 검토했다.

이어 접종 후에는 관찰실에서 15분 넘게 이상 반응을 관찰했다.

접종자 가운데 이상 반응이 나올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소방 등 관계자들이 구급차를 동원, 밖에서 대기했다.

이날 요양원은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기로 일상으로 복귀를 바라는 등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천안에 거주하는 윤모(55)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거센 풍파 앞에서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달려온 지난 1년간은 시련과 역경의 시간이었다"며 "백신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53개 요양병원 종사자 등 5천611명과 123개 요양시설 종사자 3천636명 등 9천247명이 3월까지 1차로 백신을 맞게 된다.

충남에서는 1만4천950명, 세종에서는 1천474명이 대상이다.

요양시설에서는 외부에서 의료진이 찾아가 백신을 접종하거나, 소규모 시설은 보건소를 방문해 맞아야 한다. 방역 당국은 접종자 가운데 이상 반응이 나올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신속 대응팀 등을 배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