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마스크 벗는 날 빨리 왔으면"…제주 백신 접종 첫날 순조

"첫날 이상 반응자 없어"…내달 요양시설·요양병원 36곳 입소자·종사자 접종

26일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돼 첫 날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3곳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오후 3시까지 제주시 도련1동 사회복지법인 정효원 등 요양시설 2곳과 요양병원 1곳 등 총 3곳에서 요양보호사 및 입소자 150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은 보건소 의사가 예진해 접종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처방하면 간호사가 접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내 첫 백신 접종자는 사회복지법인 정효원 요양보호사 양은경(48)씨다.제주 1호 접종자인 양씨는 남색 반소매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리에 앉아 왼쪽 팔뚝에 백신 주사를 맞았다.

10여 분이 지나도 이상 반응은 발현되지 않았다.

주삿바늘이 꽂히는 순간을 눈을 지그시 감았던 양씨는 "어르신들을 가까이서 돌보다 보니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늘 생각해왔다"며 "마음 한쪽에 불안함도 있었지만, 막상 맞고 보니 독감 주사보다 아프지도 않고, 괜찮다"고 말했다.양씨는 "또 주사를 맞고 나서 지금까지 이상 반응은 전혀 없고 기분도 똑같다"며 "독감 주사의 경우 주사를 맞은 부위가 뭉치거나 딱딱해지는 기분이 있는데 오늘은 그런 느낌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양씨는 그러면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마스크를 벗고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날이 빨리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효원 요양보호사 안유정씨(54)도 접종을 마치고 "제주에서 처음 접종이라 떨리고 두려웠지만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어서 맞게 됐다"고 말했다.정효원에서는 이날 만 65세 이하 입소자와 종사자 70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도는 백신 접종 후 쇼크 발생 등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소방서 구급 차량과 제주보건소 앰뷸런스를 대기시켰다.

도는 이날 정효원을 비롯해 도내 2개 요양시설과 1개 요양병원에서 백신접종을 했지만, 이상 반응이 나오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순조롭게 끝났다고 전했다.

도는 내달 18일까지 도내 요양병원 9곳과 요양시설 27곳에서 입소자 및 종사자 3천193명에게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도는 주말인 27∼28일 및 3·1절인 다음 달 1일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병원 의료 인력이 일부 쉬는 주말 등 공휴일에 백신 접종을 진행하다 만에 하나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는 다음 달 2일 도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19곳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은 모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상태이므로 허가된 백신 접종 인력 외에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
도는 앞서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입소자 및 종사자 3천300여명 중 백신 접종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아 이 중 3천193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기로 했다.

백신 한 바이알(vial·약병)에는 총 10명 접종분이 들어있어 접종 인원과 요양시설 등에 보관한 백신 양이 들어맞지 않은 경우 추후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제주에서는 전날인 25일 제주항 4부두를 통해 3천900회분의 백신을 실은 1t 냉동 탑차가 도착한 뒤 도내 6개 보건소와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9곳에 나눠 전달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백신 물량이 도착한 당일 제주보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철저한 백신 보관·관리를 당부했다.

원 지사는 "추가적인 백신 물량 확보와 관리 및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해 제주도민들이 차질없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종사자 3천193명을 1차 접종하고 남은 물량은 2차 접종에 사용할 예정이다.

도는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제주대병원,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이어 도는 2분기(4∼6월)에는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65세 이상 노인 등의 순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3분기(7∼9월)에는 19∼64세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고 설명했다.

도는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의 경우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이 필요함에 따라 제주한라체육관에 제주시 예방접종센터를 설치해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 보관 시범 가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