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뉴스] 철이 없었죠, 최준을 좋아한다는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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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를 사로잡는 유튜브 소식-김예랑의 튜브뉴스]
당신도 준며들었나요?
유튜브 피식대학 카페사장오빠 '최준'의 매력
사랑에 공격적인 남자…'병맛' 콘셉트로 반향
어, 이쁘다.
제가 너무 서툴렀죠? 나 이런거 숨기는거 너무 못해요. 너무 이뻐서 순간 머리가 하얘졌잖아. 안녕하세요, 전 최준이라고 해요. 너무 이쁘다.
제 이름 외자에요. 외자라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친구죠.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사랑엔 공격적이니까.
소개팅녀에게 다짜고짜 "예쁘다"라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 쉼표 머리에 느끼한 말투, 실제 소개팅에 나온다면 기피 대상 1순위. 34세 신길동 '카페사장오빠' 최준(본명 김해준)의 이야기다.
혹자는 최준에 대해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판왕라고 했다. 여성들이 '치를 떠는' 행동과 제스쳐만을 모아 놓았다는 이유에서다.콘텐츠는 유튜브 '피식대학'에서 제작한다. '피식대학'은 KBS, SBS 공채 개그맨들이 만든 채널로 영상의 중심엔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 이해준이 있다.
'05학번 이즈 백', '한사랑 산악회' 등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들은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힘든 톡톡 튀는 세계관으로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있다. 심의에 묶인 방송사를 벗어나니 웃음 수위는 더 자유로워 졌다.
특히 'B대면 데이트'의 경우 소재 선정부터, 출연진들의 연기까지 참신했다. 영상은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우리의 생활을 반영해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카페를 운영해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죠.소개팅남으로는 카페 사장 최준, 재벌 3세 이호창, 래퍼 임플란티드키드, 중고차 딜러 차진석, 다단계 회사 직원 방재호가 있다. 이들 모두 각자의 매력으로 골수팬들을 만들고 있는 추세다.
에티오피아에서 유학을 했어요.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유학을 했다는 자체가.
스스로를 '카페사장오빠'라 부르는 최준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능구렁이 같은 말투와 나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 어딘가 느끼한 손짓, 콧잔등을 찡그리며 웃는 모습, 철이 없어 에티오피아에서 유학하고 산타가 좋아 핀란드에서 유학한 금수저 캐릭터까지. 그의 첫 번째 데이트는 무려 204만 뷰를 기록했다.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사용하는 '반존대'는 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는 작업성 멘트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과 '밀당'을 시도한다. "자꾸 쳐다보면 키스할 거야", "철이 없었죠' 등의 대사는 밈이 됐다. 팬들은 그에게 중독된 현상을 '준며들다'(최준+스며들다)라고 말한다. 또 '1일 1준'(하루 한번 최준), '준독되다'(최준+중독되다)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새로운 웃음에 목말라하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다. 최준과 '비대면 데이트'를 즐긴 네티즌들은 "자꾸 욕이 나와서 3일에 나눠서 봤어요", "약간 고통을 즐기는 타입인가 봐요, 자꾸 들어오게 돼", "댓글만 보면 이렇게 화낼 일인가 생각하다가도, 진짜 소개팅 한다고 생각하면 미칠 것 같아요", "비호감의 끝은 호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람", "우울할 때마다 보는데 화나는 감정으로 바뀌어서 좋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나도 우유 좋아하는데... 아이러브유 (찡긋)최준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폴킴의 '커피 한 잔 할래요'에 이어 가수 적재와 '별 보러 가자'를 불러 충격과 공포의 가창력,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119만 명이 봤다. EBS 인기 캐릭터 펭수도 최준을 코스프레를 했다. 최준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대칭 앞머리를 한 펭수는 최준과 완벽 싱크로율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최준에 대해 "앞머리가 갈고리 같다. 이마를 안 보여주면 못 믿는다"라며 불신하기도 했다.
부끄러워하지 말하요, 사랑하는 거 부끄러운거 아니잖아.
점점 익숙해 질거에요 아마.
최준의 인기는 유튜브를 넘은 상황이다. 이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놀면 뭐하니?'에 본캐(김해준)로 출연했다. 독창적인 캐릭터에 국민MC 유재석마저 배꼽을 잡았다.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에 출연한 빅원은 최준에 대해 "제 롤모델"이라며 "경이롭다는 느낌이 든다"며 심장을 부여 쥐었다. 최준은 "뭐가 경이로워 이 바보야. 난 그냥 커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존대를 매력으로 꼽자 최준은 "그냥 내 말투였는데 사람들이 그걸 사랑해주더라"라고 했다. 또 그는 스스로 "자상이라는 것 자체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웃기다'는 반응에 최준은 "나는 웃긴 사람 아니에요. 섹시한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이상형을 묻자 "큐티 앤 섹시한 여성분을 좋아해요. 아름다움은 너무 많아. 하나로 단정할 수 없어"라고 귀띔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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