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2.8조 사상 최대 순매도…개인 3.7조 '저가 매수'(종합)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서 외인 '팔자', 개인 '사자' 엇갈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급락장이 연출된 코스피에서 26일 외국인은 역대 최대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역대 3위 수준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지수 하단을 떠받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천30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0일 기록한 종전 최대 2조4천378억원의 순매도 금액을 뛰어넘는 규모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8천862억원), SK하이닉스(3천656억원), 카카오(2천266억원), LG화학(1천324억원), 현대차(1천153억원) 등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반면 이날 개인은 코스피 주식을 3조7천8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1월 11일(4조4천921억원)과 26일(4조2천50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1조1천477억원), SK하이닉스(4천426억원), 카카오(2천807억원), LG화학(1천952억원), 현대차(1천384억원) 등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코스피 대형주를 놓고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 방향이 엇갈린 것이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하는 사이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국가별 지수 조정 관련 매물도 일부 나온 것으로 보인다.

2월 정기 변경 리뷰에 따르면 신흥국 시장(EM) 내 한국 비중은 13.0%에서 12.9%로 낮아진다.

변경된 MSCI 지수는 내달 1일부터 시작돼 관련 자산 조정(리밸런싱)은 이날 이뤄지게 된다.

다만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정기변경에서 국가별 비중 조정 관련 수급은 외국인도 카운터파트(상대)가 있기 때문에 상쇄되는 부분들이 있다"며 "국가별 비중으로 한국의 비중이 0.1%포인트 변화라는 건 미미한 수준이어서 그 이슈로 접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수급 공방 속에서 코스피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여파 등으로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3.5% 반등한 코스피는 이날 2.8% 급락한 3,012.95에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금리 변수에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으로 호재보다 악재에 예민해진 시장 변화를 감안할 때 당분간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로 인해 코스피가 중장기 하락 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