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호가거래 필요?…런던금속거래소, 객장 폐쇄 논란

LME, 지난달부터 폐쇄 검토
금융회사들 "온라인만으론
거래량 줄어 객장 유지해야"

세계 최대 금속거래소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객장 유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별도로 전문 트레이더가 객장에서 공개 호가 방식으로 거래하는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지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1877년 설립된 LME는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객장을 유지하고 있는 거래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융회사 석든파이낸셜과 스톤엑스파이낸셜이 이날 LME가 현장 객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LME의 온라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객장 거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료를 냈다.

LME는 지난달 객장 영구 폐쇄안 검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객장을 일시 폐쇄하고 전자거래 비중을 확 높인 결과 시장 참여자가 더 늘어났다는 수치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석든파이낸셜 등은 온라인 거래만 했을 때 일부 주요 금속 거래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LME가 온라인 거래만 열렸을 때 종가 기준 구리 거래량이 하루평균 169%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들 기업의 집계에 따르면 거래량이 오히려 13%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LME가 130% 급증했다고 밝힌 알루미늄 거래량은 이들 기업 기준으로 보면 17%만 늘었다. 주석과 니켈 거래는 현장 객장 폐쇄 이후 줄어들었다.

두 기업은 “LME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은 제외하고 수치를 공개했다”며 “온라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단순히 봉쇄기간 전후로만 거래량을 집계했기 때문이지, 온라인 시스템이 객장보다 훨씬 좋아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금속 시장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투자기업과 고객 간 통화 중 발생한다”며 “객장을 폐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코로나19 여파로 객장을 일시 폐쇄한 뒤 재개방했을 때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객장 폐쇄를 옹호하는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정보 불균형이 해소되는 만큼 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반면 온라인에선 객장 트레이더만큼 유연한 방식으로 거래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객장을 두고 전통주의자와 현대주의자 간 오랜 갈등이 표면화된 사례”라고 해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