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번 쌍용차

"내달 중순까지 HAAH와 담판"
법원,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위기에 처했던 쌍용자동차가 시간을 벌었다. 법원이 28일인 회생절차 개시 보류 기한을 연장해줬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다음달 중순까지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와 투자 유치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26일 쌍용차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쌍용차 투자에 대한 HAAH의 의지를 확인하고 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쌍용차는 HAAH와의 협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달 28일까지로 법정관리 개시를 보류했다. HAAH가 투자를 결정하면 쌍용차는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을 신청할 계획이다. P플랜은 기업이 회생절차 개시 전 채무 재조정, 신규 투자 유치 등을 담은 사전회생계획안을 내고, 이를 신속하게 진행해 빠르게 정상화하도록 돕는 절차다. 단기 법정관리로도 불린다.

HAAH와의 협상이 무산되면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법정관리 이후 자금을 수혈하지 못하면 청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부품업체 줄도산 및 고용대란이 불가피하다. HAAH는 최근 쌍용차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이달 사흘만 공장을 가동했다. 일부 협력업체가 부품 공급을 거절한 탓이다. 쌍용차는 다음달 2일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병욱/남정민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