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5번째 접종인데 1호 접종 타이틀 놓고 지자체간 갈등

한국, 세네갈·아프간보다 접종 늦어
이 와중에 1호 접종 타이틀 얻으려 꼼수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서울시 1호 접종자인 이경순(61) 요양보호사(상계요양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백신 접종이 26일부터 본격 시작된 가운데 전국 1호 접종자 타이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당초 오전 9시에 동시에 백신을 맞는 사람이 모두 1호 접종자라면서 특정 인물을 선정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서울 노원구가 다른 곳보다 15분 먼저 접종을 시작한 뒤에 국내 첫 접종자라고 홍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인 노원구가 접종 시간을 앞당길지는 몰랐다며 "뒤통수를 맞았다"고 했다.

이날 노원구에서는 한 요양보호사가 8시 45분에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다. 노원구는 이것이 전국 최초 1호 백신 접종이라며 홍보 보도자료를 냈다.

'전국 최초 접종'이란 타이틀을 얻으려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노원구는 "밤샘 근무를 하고 온 접종 대상자를 배려해 시간을 당겼다"고 해명했다. 다만 '전국 최초'라고 홍보 자료를 낸 것은 경솔했다고 인정했다.

한편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105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꼴찌고 말레이시아·세네갈·아프가니스탄 등보다도 백신 접종이 늦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