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동남아 문화 첫 접목…액션신도 정교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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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신작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애니메이터 최영재 씨월트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기존 디즈니 작품과는 사뭇 다른 배경과 구조다. 이야기는 ‘심장의 땅’ 족장의 딸인 라야가 분열된 가상의 세계 쿠란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모험을 떠나며 시작된다. 환상적 판타지는 물론 동남아시아 문화 요소를 결합해 이국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작업을 함께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최영재 씨(51·사진)를 지난 26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동남아 배경의 영화는 처음인 데다 디즈니에는 동남아 출신 감독도 없어요. 디즈니 스태프들이 동남아에 직접 가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감정과 문화를 영화 속에 올바르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디즈니에서 14년째 일하고 있는 최 애니메이터는 ‘겨울왕국’ 1편과 2편, ‘주토피아’ ‘모아나’ ‘주먹왕 랄프’ 1편과 2편, ‘라푼젤’ 등 여러 작품에 참여했다. 그는 “컴퓨터그래픽(CG) 애니메이터의 역할은 극 중 캐릭터의 근육과 관절을 조절하고, 그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이 캐릭터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이 작품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다섯 공간이 나온다. 용의 신체 부위를 형상화해 심장, 송곳니, 척추, 꼬리, 발톱의 땅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7만2000개가 넘는 개별 요소의 애니메이션 작업이 진행됐다. 인간 캐릭터 1만8987명과 인간 외의 캐릭터 3만5749개도 등장한다. 가장 신경 쓴 장면은 액션신이었다고 했다.“라야는 공주이기도 하지만 다른 캐릭터와 달리 굉장히 단련된 전사로 나옵니다. 액션신이 많아 화면의 움직임도 늘어나서 섬세하게 다듬어야 했어요.”
이를 위해 동남아의 각종 무술 동작도 연구했다. 그는 “무에타이, 팬탁실라 등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며 “실제로 무술을 하는 분들이 우리 스튜디오에 와서 액션을 보여줬고 이를 촬영해 참고하며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전과 달라진 제작 과정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450여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 집에서 디즈니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어요. 참 놀라운 경험이었죠. 동료들을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웠지만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