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 北과 전쟁 피하려고 '화염과 분노' 위협"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위협이 북한과의 전쟁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보수진영의 연례 주요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이란 등 중동 문제와 함께 대북 정책을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로 꼽았다.그는 "우리는 (북한에) '화염과 분노'를 위협했다"며 "우리는 전쟁을 하지 않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화염과 분노를 위협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해냈다"고 말했다.

2017년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에 속도를 내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경고하며 설전을 주고받는 등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다 2018년 북미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어 그해 6월 싱가포르,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비핵화 진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은 도출되지 못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 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진정한 외교정책"이라고 했다. 또 2018년 5월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미국 귀환, 그해 8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유해 송환을 실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것은 놀랍고 옳은 일이며 '아메리카 퍼스트'였다"고 했다.폼페이오 전 장관은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2024년 대선 때 공화당의 대선 주자군에 속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 미국을 위해 옳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두려움이 없고 대담하고 강할 때 전 세계가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는 진정한 용기를 갖고 있다"며 "이는 방에 들어가 있는 대로 말하는 국무장관과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가졌었다"고 했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불같은 연설에서 친 트럼프 노선에 기울었다며 공화당이 '포스트 트럼프' 시대를 계산하는 와중에 어느 쪽을 취할지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폼페이오 전 장관은 연설 후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4년은 우리를 시험할 것이다. 계속 날을 갈아라"고 적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