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C인베가 인수한 베트남 결제社, 3년 만에 점유율 1위 비결은

통합 결제수단 EPAY 서비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결제 폭증

VNPT EPAY는 작년 베트남 소비자보호센터 등이 선정한 ‘골드브랜드 톱20’으로 선정됐다. EPAY 제공

대상 계열 투자회사인 UTC인베스트먼트가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과 함께 투자한 전자결제회사 VNPT EPAY(이하 EPAY)가 지난해 3조5000억원어치 결제액을 취급하며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로 급성장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UTC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투자한 EPAY의 지난해 취급금액은 70조동(약 3조5000억원)으로, 전년 57조동(약 2조8000억원) 대비 22% 늘었다. EPAY는 원래 베트남의 KT에 해당하는 회사(VNPT)가 가지고 있던 회사다. 2017년 경영권(70%)을 매각했는데, 베트남 결제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산 UTC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함께 온라인 결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년 동안 베트남 정부가 ‘현금 없는(cashless) 사회’ 정책을 펼치면서 EPAY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빨랐지만, ‘한국식 결제 시스템’을 접목하면서 시장 내 점유율도 한층 높아졌다.

이니시스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김제희 대표는 EPAY를 인수한 직후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썼을 때 이 결제를 처리해 주는 페이먼트 게이트웨이(PG) 시스템을 중점 사업 전략으로 선정했다. 특히 기존 베트남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하나로 다 되는 통합적인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베트남 사람이 거래에서 주로 쓰는 39개 은행의 ATM카드와 신용카드, 모모·잘로페이·에어페이·비니드 등의 전자지갑 등을 하나의 화면에서 모두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물건을 받고 배달원에게 물품 대금을 지급하던 관행이 비대면 위주로 급속히 전환됐다. 이는 비대면 결제 수요 폭증으로 이어졌다. 한국형 간편결제서비스(카드정보 등록 후 OTP만으로 결제)와 공과금 등 납부용 ‘가상계좌’도 베트남 시장에는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박근용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차별화된 PG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