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대사 '저항'에 놀랐나…"미얀마 군부, 외교공관 100명 소환"

"쿠데타 즉각 종식" 주장한 유엔대사 즉각 해임 이은 후속 조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19개국의 외교 공관에서 100명가량을 소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일 유출된 문서를 인용, 군정이 전날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영국,일본,프랑스,호주 등 19개국에서 외교공관 직원 최소 100명을 소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의 소환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외교부 직원 50여명을 전보 조처하라는 지시도 문서에 나타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초 모 툰 주유엔 대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자신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이끄는 문민정부를 대표한다면서, 쿠데타의 즉각적인 종식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사건' 이후 이뤄졌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쿠데타 이후 사실상 군사 정권에 첫 반기를 둔 고위 공직자라는 점에서 초 모 툰 대사의 발언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제사회에서 "용감하다"는 평가가 나왔고, 미얀마에서는 '영웅'이라는 찬사도 이어졌다.

이러자 군정은 유엔 연설 다음날 그를 국가에 대한 '대반역죄'로 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주미 미얀마 대사관의 한 직원은 매체와 통화에서 "초 모 툰 대사의 행동은 해외에 있는 외교부 직원들에게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라고 공개적으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미 대사관 직원 일부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아래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쿠데타를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정은 지난달 초에는 체코 주재 미얀마 대사관의 첫 대사로 부임했던 께이 티 소를 소환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께이 티 소 대사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했는지를 드러냈다는 이유로 소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