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억지 공공개발' 대신 LH 투기의혹이나 확실히 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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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수도권 신도시 예정지의 사전 개발정보를 이용해 대규모로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어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폭로한 LH 직원 14명의 ‘광명·시흥지역 100억원대 땅 매입 의혹’은 정황과 수법 모두 전문 투기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놀랍다. 국토교통부와 LH가 뒤늦게 진상규명과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지만 이들 기관이 그럴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다.
감사원 공익감사 등이 예정돼 있어 속단은 이르지만, 두 단체가 토지대장까지 확인한 폭로여서 사실일 공산이 크다. LH 직원들과 그 가족이 2만3028㎡(약 7000평)를 사들이면서 매입대금 100억원 중 58억원을 특정 금융회사에서 빌린 것과 동시매입·공동소유 등의 행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직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함께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1970~1980년대 식의 이런 범죄적 행태가 국민주거안정이 주 업무인 공기업에서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에 역점을 둔다며 ‘공공의 역할’ ‘공공주도 개발’을 입에 달아 온 문재인 정부는 주택정책 실무기관의 이런 일탈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텐가. 수십억원의 대출금으로 신도시 예정지를 사들였다면 확신을 가질 만한 내부정보 없이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이 불법적 투기로 활보할 때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먼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한다. 당사자들 개인의 잘못이라며 어물쩍 ‘꼬리 자르기’로 넘어간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진짜 투기꾼을 등잔 밑에 둔 채 주택시장을 향해 허상의 투기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공격해왔다. 하지만 LH 직원의 ‘진짜 투기’를 시민단체가 폭로하기 전까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면 더없이 무능한 정부이고, 낌새를 알고도 쉬쉬 해왔다면 정말로 나쁜 정부다. 그렇게 덤벙대며 3년 반 동안 25번의 헛발질 집값대책을 쏟아내다가 종래에는 도덕적으로 무너지는 딱한 상황이 됐다.
국토부는 당장 궁지를 모면하고자 3기 신도시 관련 토지거래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겠지만, 전수조사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이 말에라도 책임져야 한다. ‘변창흠 국토부’는 이제부터 억지 공공개발 대신 투기의혹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여기서라도 성과를 내기 바란다. 그게 무주택 서민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최소한의 ‘행정 보상’ 아니겠나.
감사원 공익감사 등이 예정돼 있어 속단은 이르지만, 두 단체가 토지대장까지 확인한 폭로여서 사실일 공산이 크다. LH 직원들과 그 가족이 2만3028㎡(약 7000평)를 사들이면서 매입대금 100억원 중 58억원을 특정 금융회사에서 빌린 것과 동시매입·공동소유 등의 행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직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함께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1970~1980년대 식의 이런 범죄적 행태가 국민주거안정이 주 업무인 공기업에서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에 역점을 둔다며 ‘공공의 역할’ ‘공공주도 개발’을 입에 달아 온 문재인 정부는 주택정책 실무기관의 이런 일탈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텐가. 수십억원의 대출금으로 신도시 예정지를 사들였다면 확신을 가질 만한 내부정보 없이는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이 불법적 투기로 활보할 때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먼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한다. 당사자들 개인의 잘못이라며 어물쩍 ‘꼬리 자르기’로 넘어간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진짜 투기꾼을 등잔 밑에 둔 채 주택시장을 향해 허상의 투기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공격해왔다. 하지만 LH 직원의 ‘진짜 투기’를 시민단체가 폭로하기 전까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면 더없이 무능한 정부이고, 낌새를 알고도 쉬쉬 해왔다면 정말로 나쁜 정부다. 그렇게 덤벙대며 3년 반 동안 25번의 헛발질 집값대책을 쏟아내다가 종래에는 도덕적으로 무너지는 딱한 상황이 됐다.
국토부는 당장 궁지를 모면하고자 3기 신도시 관련 토지거래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겠지만, 전수조사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이 말에라도 책임져야 한다. ‘변창흠 국토부’는 이제부터 억지 공공개발 대신 투기의혹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여기서라도 성과를 내기 바란다. 그게 무주택 서민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최소한의 ‘행정 보상’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