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발니 구속 관련 EU 제재에 경고? "대응할 것"

"이번 결정은 러시아와 EU 관계를 악화할 것"
독극물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시내의 모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있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사진=EPA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수감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해 이목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 차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EU의 제재에 대해 "우리 측에서 대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루슈코 차관은 "EU의 제재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결정은 러시아와 EU 관계를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EU 국가들은 완전히 불법적인 길을 가고 있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막다른 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나발니 구속과 관련해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하는 데 합의했다.EU는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를 대상으로 자산 동결, 입국 금지의 제재를 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편으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려졌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귀국 직후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