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20년 만에 정규리그 1위 꺾는 4위팀 될까

1위 우리은행은 3일 '안방' 아산에서 재반격 다짐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과 4위 용인 삼성생명이 맞붙는 플레이오프(3전 2승제)가 예상 밖의 접전 양상으로 진행 중이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를 놓고 여러 전문가가 정규리그 성적에서 앞서는 우리은행이 2전 전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2차전까지 두 팀은 1승 1패로 팽팽히 맞섰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4위 삼성생명이 1위 우리은행보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2월 27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삼성생명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겼을 때만 해도 6점 차로 앞서다가 우리은행 박지현, 박혜진의 장거리 3점포 등에 역전을 허용해 분패했다. 1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삼성생명이 경기 내내 리드를 놓치지 않은 가운데 4점 차 승리를 따냈다.

3일 다시 아산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부담이 큰 쪽은 아무래도 우리은행이다.

만일 우리은행이 패할 경우 여자프로농구에서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여름리그부터 따져 20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4위 팀에 덜미를 잡히는 1위 팀이 되기 때문이다. 2001년 겨울리그에서 당시 정규리그 4위 한빛은행이 1위 신세계를 2승 1패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이 지난 시즌까지 19차례 1위-4위 플레이오프에서 4위가 승리한 유일한 사례다.

당시 정규리그 성적을 보면 신세계가 8승 2패로 1위였고 한빛은행은 5승 5패로 4위였다.

정규리그가 팀당 10경기씩만 열려 30경기씩 치른 이번 시즌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또 이번 시즌 정규리그 성적은 우리은행이 22승 8패, 삼성생명은 14승 16패로 8경기 차이나 났다.

지금까지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8경기 차가 나는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고 올라간 사례는 두 번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삼성생명이 주인공이었다.

삼성생명은 2012-2013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3위에 올랐는데 2위 신한은행을 2승 1패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나갔다.

당시 삼성생명은 16승 19패, 신한은행은 24승 11패로 8경기 차가 났다.

또 2018-2019시즌에도 3위를 차지한 삼성생명은 2위 우리은행을 역시 2승 1패로 따돌렸다.

당시 삼성생명은 19승 16패, 우리은행은 27승 8패였다.

이번에 만일 삼성생명이 이기면 2012-2013시즌 이후 8년 만에 정규리그 승률 5할이 안 되는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나가는 사례가 된다.

그러나 여기 맞서는 우리은행도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태세다.

1일 2차전에서는 박혜진, 김소니아 등 주전 선수들의 야투가 난조를 보였고 리그 최고의 명장인 위성우 감독이 1, 2차전에서 계속 끌려다닌 경기 내용을 3차전까지 되풀이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성우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렇게 뛰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2일 하루 잘 쉬고, 3일 경기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을 이겼던 2년 전과 멤버는 달라졌지만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정신력은 그때와 똑같다"며 '어게인 2019'를 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