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재무건전성 자신감…금융당국 권고 넘긴 22.7%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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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 유일하게 통과신한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이 권고한 수준보다 더 많은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은행권에서 당국의 권고치보다 높은 배당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주당 1500원 배당 결정
신한금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도 기말 배당금을 주당 1500원으로 결정했다고 3일 공시했다. 보통주 배당금 총액은 7738억원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배당금총액)은 22.7%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41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의 이번 배당 성향은 2019년(25.97%)에는 못 미치지만 금융위원회가 올해 권고한 수치 20%를 넘는다.금융위는 앞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금융지주들에 지난해 순이익의 20% 내에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성장률을 -5.8%의 최악 시나리오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심사)’한 결과 금융지주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신한금융이 유일하게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도 잇따라 당국의 배당 권고를 받아들였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순이익 대비 20%를 배당하기로 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2일 순이익의 20%를 배당하겠다고 결정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리금융이 배당을 결정하지 않았다.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20% 내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당국의 지침을 웃도는 배당을 하기로 한 것은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신감과 주주 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일본인 주주를 포함해 외국인 주주 비율이 59%를 웃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1조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자본비율을 개선하며 코로나19 리스크에 대응해왔다”며 “늘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익 규모를 늘리고 더 다양한 주주 환원 전략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