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미까지…화웨이 빈자리, 삼성 아닌 中업체가 차지

샤오미, 국내선 LG전자 빈자리 '호시탐탐'
화웨이 사옥. 사진=로이터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아닌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12%로 전년 대비 7%포인트 떨어진 반면 샤오미의 점유율은 7%포인트 올라 14%를 기록했다.카운터포인트는 "샤오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90% 늘어 유럽에서 3위 사업자가 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인 오포 역시 출하량이 82% 성장하며 점유율을 2%에서 4%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리얼미는 2019년 10만대이던 출하량이 2020년 160만대로 늘어 10배가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위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 31%에서 2020년 32%로, 2위 애플 점유율은 전년 19%에서 2020년 22%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럽 스마트폰 시장이 14% 감소했기 때문에 이들 업체 점유율은 늘었지만, 출하량은 각각 12%, 1% 줄어들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타격을 받자 삼성전자 중저가폰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중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유럽뿐만 아니라 화웨이가 가성비를 앞세우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동남아, 남미 등에서 화웨이 대신 다른 중국업체가 부상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 시장 점유율 1위는 오포(20%)였고, 삼성전자는 19%의 점유율로 2위였다. 샤오미는 작년 4분기 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6.7% 점유율로 화웨이 대신 3위 업체로 등극했다. 샤오미 출하량은 전년과 비교해 98%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서 36.9% 점유율로 1위를, 모토로라는 18.4%로 2위를 차지했다.

비보 역시 체코,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유럽 시장 5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 진입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사업 철수설이 나오는 LG전자의 공백을 노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도 전망된다. 샤오미는 최근 홍미노트10의 국립전파연구원 인증을 마치고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홍미노트10은 120Hz 주사율을 지원하고 후면 4개 카메라 등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대는 30만원대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 브랜드 선호가 낮아 샤오미 스마트폰 수요는 높지 않지만, 샤오미는 꾸준히 국내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삼성전자는 중저가폰 갤럭시A32를 유럽에서 먼저 출시하고, 갤럭시A52, 갤럭시A72를 상반기 중 주요 국가에 출시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중저가폰은 90Hz 주사율, 광학식 손 떨림 방지기능(OIS), IP67급 방수·방진 기능 등 프리미엄 기능을 대폭 확충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