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주면 저금리 대출'에 직감…보이스피싱범 잡은 김포 시민

경기 김포에서 한 시민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을 직접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4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김포시 대곶면 모 공장 근로자 A(42·남)씨는 지난달 24일 '정부 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계획이라는 직장 동료의 말을 들었다. 이 동료는 정부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속아 현금 2천400만원을 건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또 같은 날 공장에서 정부 직원을 사칭한 조직 수거책 B(55·여)씨를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전화금융사기를 직감한 A씨는 동료를 설득해 경찰에 신고토록 했다. 경찰은 "지금 출동하니 절대 현금을 건네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B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공장에 나타났다.

A씨는 기지를 발휘해 B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았다. 이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사기미수 혐의로 B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검거에 공을 세운 A씨를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했다.

아울러 지난달 은행 자동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던 조직 수거책을 신고한 시민과 9천450만원의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은행 직원 등 2명도 함께 시민경찰로 선정했다. 경찰은 공동체 치안을 활성화하고자 범죄예방이나 범인 검거에 기여한 시민에게 '우리동네 시민경찰'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동료는 현금 2천400만원을 주면 3천500만∼3천800만원을 저금리로 대출해준다는 말에 속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주변에서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것을 목격하면 꼭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