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러 빈번' 이라크에 중환자 전문병원 지어준다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메디컬시티에서 열린 한-이라크 중환자 전문병원 착공식에서 이동현 코이카 이라크 사무소장, 장경욱 주이라크 한국대사, 하싼 모하메드 알 티미미 이라크 보건부장관 등 참석자들이 리본커팅을 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이라크 바그다드 중심부에 중환자 전문병원을 세운다. 빈번한 폭탄테러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환자가 급증함에도 전문 의료시설이 없어 피해가 커지는 이라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코이카는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메디컬시티에서 하산 모하메드 알 티미미 이라크 보건장관, 장경욱 주이라크 한국대사, 이동현 코이카 이라크 사무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이라크 중환자 전문병원’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 병원은 지상 4층·지하 1층 등 연면적 7000㎡ 규모로 수술실 8개·병상 100개·진료실 3개 등을 갖추게 된다. 오는 2023년 완공되면 한국 의료진으로부터 전문교육을 받은 이라크 현지 의료인력 645명이 근무하게 된다.이라크에선 계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현재도 폭탄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 달간만 3건의 자살폭탄과 사제미사일 공격 등으로 49명이 죽고 133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이라크의 중증 외상 진료는 3000여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며 일평균 4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3843만명 인구의 이라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7만5982명으로 사망자는 1만3311명에 달한다.

코이카는 한·이라크 중환자 전문병원이 완공되면 현지의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병원이 세워지는 바그다드 메디컬시티는 10개 전문병원과 3000여개 병상이 운영되고 있는 이라크 최대 규모의 의료 복합단지지만 이곳에도 중환자 전문병원은 아직 없다. 현재까지 중환자 치료는 각 병원이 분담하고 있다. 코이카는 “한·이라크 양국 의료진의 기술협력을 통해 현지 의료진의 역량 강화, 의료기술 선진화 및 코로나19 대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밝혔다.

코이카 이라크 사무소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 이후 17년간 3억6000만달러(약 4058억원) 규모의 무상원조를 이라크 측에 제공했다. 올해는 942만달러(약 106억원) 상당의 협력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 대사는 “코로나19 시대에 중환자 전문병원을 건립하는 데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환자 진료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미미 장관은 “이번 병원 사업을 통해 전쟁과 테러로 인해 고통 받는 이라크 국민들이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코이카 측에 감사 의사를 표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