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빌딩 1390억에 낙찰…업무시설 경매 역대 최고가

입찰자 몰려…감정가의 132%
서울 강남에 있는 빌딩이 법원경매시장에서 업무시설 역대 최고 낙찰가격 기록을 새로 썼다. 입지가 뛰어난 데다 모든 층이 공실이어서 명도 부담이 작아 입찰자가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일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 강남구 논현동 빌딩(건물 5326㎡·사진)이 1회차 입찰에서 1389억999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격만 1055억7700만원에 달했다. 5명이 입찰해 감정가의 132%에 낙찰됐다.지지옥션이 경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2001년 이후 업무시설 중에서 낙찰가격이 1000억원을 넘은 사례가 없어 관심이 높았다. 이번 낙찰가격은 전체 경매물건 중 역대 2위이자 업무시설 역대 최고 가격이다. 역대 1위 낙찰가격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여객터미널로 감정가(577억4700만원)의 254%인 1466억원이었다.

1985년 6월 준공된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다. 강남대로에 바로 접해 있고,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3번 출구에서 가깝다.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2019년 11월 이후 관리실을 제외한 전 층이 공실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근석 지지옥션 연구원은 “이번 경매는 공동소유자의 공유물 분할 소송에 의한 형식적 경매로, 권리상 하자가 없는 말끔한 물건으로 판단된다”며 “대형 물건이지만 좋은 입지 요건과 양호한 건물 관리 상태, 명도 부담이 작다는 점 등이 높은 가격에 낙찰된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같은 입찰 법정에서 진행된 또 다른 논현동 빌딩(건물 4405㎡)도 감정가(807억8933만원)의 130%에 달하는 1054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빌딩도 5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두 사건 모두 동일 소유자의 공유물 분할 소송에 의한 경매 사건으로 확인됐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