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광명 땅투기 의혹 불똥…다른 곳은 없을까

거래 활발한 지방 공공택지 예정지 주목…"세종시도 조사해야"
민변, 전국적·포괄적 투기 제보 수십건…"정치인·공무원도 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다른 지역으로도 투기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토지거래가 활발한 지방 신규 공공택지 대상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LH 관련 정부의 불법 투기 전수조사에 세종시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는 전국적이고 포괄적인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투기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5일 지자체들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대상지로 지정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지구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에 토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이곳은 2029년까지 168만㎡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해 총 1만3천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산정지구 내 장수동의 경우 지난해 토지거래 면적이 5만7천여㎡로, 전년보다 무려 4배가 늘었다.

인근 산정동도 토지거래 건수가 2018년 54건, 2019년 45건, 지난해 44건으로 땅 주인이 빈번하게 바뀌었다.산정지구에서는 지난달 국토부 발표 이후 외지인이 소유한 휴경지에 부랴부랴 묘목을 심는 작업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부 토박이 주민들은 신도시로 개발되면 보상을 많이 받기 위해 관리가 필요 없는 묘목을 심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산정지구가 3기 신도시처럼 정부의 토지거래 전수조사 대상에 들어간 상황은 아직 아니다"며 "전수조사를 한다면 우리도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서 자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전날 논평을 통해 "지난해 세종시 일부 시의원도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시민의 공분을 샀다"면서 "정부가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세종시도 조사 범위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도시개발이 진행 중인 세종시는 부동산 투기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라며 "인적 조사 범위도 중앙정부와 공기업 직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시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세종시 시의원 일부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시민들의 큰 공분을 샀다"며 "일부 공직자들도 이에 편승하거나 조장하면서 적극적으로 투기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세종시 지역을 대상으로 관련 선출직 공직자와 직무 관련성이 높은 중앙·지방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하길 바란다"며 "가족이 관여했는지 일가친척을 동원해 차명 거래를 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변에 따르면 민변·참여연대가 지난 2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이후 수십여 건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민변의 서성민 변호사는 "광주·부산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포괄적으로 제보가 수십 건 들어온 것 같다"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나 정치인과 관련한 제보도 있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제보자들이 일반인이 모를 수밖에 없는 투기 구조라든가 수법 같은 것까지 알려주고 있다"며 "일단 정보를 취합해 축적하면서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신민재 정회성 김준호 정성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