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SSG'를 팀명으로 내세운 신세계…프로야구 신개념 도입

그룹명 대신 자회사 명칭 앞세워 마케팅 활동 극대화 취지
'랜더스'엔 인천에 관한 애정 녹아있어
신세계 그룹 이마트는 5일 새 프로야구단의 이름을 'SSG(에스에스지) 랜더스(Landers)'로 지었다고 발표했다.'SSG 랜더스'라는 이름에는 KBO리그에 뛰어든 신세계 그룹의 철학과 의지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대다수 구단은 구단명을 비교적 간단하게 지었다.

보통 그룹명에 캐릭터 이름을 합쳤다.원년 멤버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는 물론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등이 그랬다.

제 9구단 NC 다이노스와 제 10구단 kt wiz도 비슷하다.

그러나 신세계 그룹 이마트는 그룹명 대신 자회사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SSG닷컴은 신세계 그룹 내에서 온라인 시장을 담당하는 신성장 기업이다.

온라인 기업이라는 특징 때문에 중장년층 중에선 SSG닷컴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 이마트보다 덜 알려진 SSG를 야구단 명으로 활용했을 때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아울러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접목해 최고의 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신세계 그룹은 최근 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SSG닷컴과 프로야구단이 가야 할 길을 선명하게 제시하기도 했다.

김경민 연구원이 23일 작성한 '온·오프라인 리테일 산업과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미래'라는 리포트는 신세계그룹이 왜 프로야구단을 인수했는지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해당 리포트는 "프로야구단은 일종의 플랫폼으로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본 뒤 "고객의 몰입도가 다른 경쟁 산업군에 비해 높기에 유통 기업 신세계 그룹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만한 토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다수의 구단은 선수단 운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대행사에 위임하고 있는데, 신세계 그룹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직접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랜더스(Landers)'라는 이름도 이목을 끈다.

상륙자들을 뜻하는데, 평소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는 단어라 생소하다.

신세계 그룹이 특이한 이름을 정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인천'에 관한 충성심을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신세계 그룹은 "랜더스는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처럼, 인천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인천의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인천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대한민국에 첫발을 내디딜(Landing) 때 처음 마주하게 되는 관문 도시이며, 대한민국에 야구가 처음 상륙한(Landing) 도시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사실 인천은 프로야구로 인해 아픔을 많이 겪은 지역이다.

KBO리그 출범 첫해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인천에 터를 잡았지만, 삼미는 최악의 성적을 거듭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85년엔 청보식품이 삼미를 인수해 청보 핀토스로 거듭났는데, 역시 하위권을 전전하다 1987년 태평양화학에 넘어갔다.

태평양 돌핀스는 199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1995년 현대그룹에 인수되며 자취를 감췄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는 서울 입성을 위해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기며 인천 야구의 역사가 끊겼다.

인천 야구팬들은 많은 팀이 태동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이를 인지한 신세계 그룹은 인천 팬들이 '인천 야구'의 자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팀명에 선명한 색채를 넣었다.

인천 야구의 역사를 정통으로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랜더스'에 담겨있다.

신세계그룹은 추후 돔구장 설립도 꿈꾼다.

인천에 돔구장을 지어 스포테인먼트의 성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SSG 랜더스라는 이름엔 이러한 신세계 그룹의 꿈과 비전, 생각이 녹아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