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1타 강사 "내부 정보 안 썼다"더니…드러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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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토지투자 일타강사 LH 직원, 직위해제'토지 경매 1타 강사'로 유명세를 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A 씨가 직위해제된 데에 이어 이번에는 강의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자신의 수강했던 토지 전문강의의 자료와 예시를 그대로 베껴와 온라인 유료강의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부 정보 안 썼다"더니 본인 수강한 강의 베껴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교안·강의 표절" 주장
상가·토지 부동산 전문가인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6일 <한경닷컴>에 "교안(교과 지도를 위한 계획을 교사가 미리 짜 놓은 안)과 강의 내용, 예시 등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많이 발견했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지난해초부터 강의를 꾸준히 들었던 수강생으로 연구소 내에서 단기간에 최고급반까지 올라갔던 이"라며 "LH 직원이 1타 강사를 자처하다가 문제가 생겼다고 듣고 알아보니 해당 수강생이었고, 강의 내용이 너무도 비슷해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표절 강의'라고 규정하고 "관련 내용들을 수집한 후에 경찰에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필명으로 'OO노을'을 쓰면서 활동했던 A씨는 LH 서울지역본부 의정부사업단 소속이었다. LH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그에 합당한 징계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지난해 8월 직원들에게 인터넷에서 개인 활동을 할 경우 겸직 허가를 받으라는 지침을 공지했지만 해당 직원은 겸직 신청을 하지 않았다.A씨는 "LH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분도 전혀 없고, 실제 부동산 매입개발 업무를 하면서 토지에 능통한 것일 뿐"이라고 수강생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밝히기도 했다. LH에 직위해제는 되더라도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A씨가 강의한 온라인 플랫폼인 부자클래스에서도 진화에 나섰다. 지난 4분기부터 신규강좌를 열면서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한 곳이다. 자신을 '토지투자경력 18년'이라고 소개했고, 수강생 1인당 23만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부자클래스는 홈페이지에는 공지사항을 통해 "내부정보를 개인의 이익을 위한 투자에 이용하는 강사 및 내부정보가 포함된 강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해당 강의를 제공하지 않고, 수강강좌에 대해서도 환불조치했다"고 밝혔다.
김종율 대표는 그를 향해 "LH자료는 강의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치더라도, 내 강의자료는 베끼지 않았냐"며 "남의 강의를 카피해놓고 LH에 대한 책임만 회피하려는 변명하는 걸 보고 있자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말했다.A씨는 자신의 수강생들을 잡아두기 위한 발언들도 문제가 됐다. 그는 단체 카톡에서 자신의 다음 강의를 광고하면서 "계속 토지고문으로 잘 자리 잡고 있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얼마 전 공동투자로 70억원에 매입한 토지가 현재는 150억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A씨는 "사실이 아닌 일이 마녀사냥처럼 커지는 것 같다"며 "수강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채팅방을 나갔다.
한편 JTBC는 A씨가 아프리카TV와 온라인 유료사이트 강의 등을 통해 월 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수강생이 더 많아져 전체 수익이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