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자라 꺾고 '시총 세계톱'

日의 N●.1 전략…'기술융합' 발빠른 시도

옷마다 IC태그 달아 '정보제조업자' 변신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달 중순 자라 운영사인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의류회사로 발돋움했다. 지난 2월 16일 패스트리테일링의 시가총액은 10조8725억엔(약 114조원)으로 817억유로(약 110조원)인 인디텍스를 처음으로 앞섰다. 이달 들어 일본과 유럽 증시가 요동치면서 현재는 인디텍스(117조원)가 패스트리테일링(106조원)을 다시 앞선 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1997년 11월 4일 도쿄증시에 상장(IPO)한 이후 패스트리테일링의 주가는 100배 올랐다. 일본 증시 시총 순위도 6위까지 올랐다. 2위 상장 의류업체인 와코루홀딩스(1494억엔)와의 격차는 70배로 벌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온라인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점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2016년 자사를 ‘정보제조소매업자’로 정의하고 전 상품에 집적회로(IC) 태그를 부착했다. 이를 통해 수집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는 한편 구글 등 외부 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체계를 갖췄다. 그 덕분에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15.6%까지 늘었다.도요타는 지난해 세계에서 953만 대의 차량을 판매해 931만 대의 폭스바겐을 제치고 5년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했다. 지난달 23일 ‘우븐시티’를 착공하는 등 자동차산업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븐시티는 후지산 자락의 공장 부지에 70만㎡ 규모로 조성하는 스마트시티(모든 인프라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도시)다. 도요타는 2007년 이후 10년 넘게 일본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약 25조8500억엔으로 혼다(약 5조6000억엔)와 닛산(2조5000억엔)을 합친 것보다 세 배 더 크다.

세계 최대 모터 생산업체인 일본전산도 인수합병(M&A)을 통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4년 이후 57곳의 국내외 기업 및 사업부를 인수해 부족한 기술과 인력을 보강했다.

자회사 보유지분을 100%로 높여 상장폐지하는 것도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는 일본 1위 기업들의 변화다. 작년 3분기 말까지 자회사를 상장폐지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주식시장에 상장한 상태를 해소한 기업이 15곳에 달했다. 2019년 전체 규모(12곳)를 3분기 만에 넘어섰다.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는 이동통신 자회사인 NTT도코모를 상장 폐지하는 데 4조2000억엔(약 46조원)을 썼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