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국채금리 흐름 주시 속 변동성 장세 전망

이번 주(8~12일)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흐름을 주시하면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물가 지표와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 결과 등에 따라 금리가 출렁댈 수 있다.미국의 신규 부양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주가가 미 국채 금리에 연동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고평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것이란 기대에도 금이 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 금리 제어 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았다.다음 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 주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이라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나오지 않는다. FOMC에서 연준이 과연 금리 상승에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에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발표되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클 수 있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고 금리가 뛰어오를 수 있다.

다만 2월까지는 CPI가 큰 폭 오르지는 않았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1.4%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투자자들은 지난해 팬데믹 충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되는 3월부터 CPI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지난달 말 7년물 국채 입찰 부진이 금리 폭등을 촉발한 탓이다.

주요 미 국채 투자자인 일본계 기관이 3월 말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국채 매도에 주력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입찰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재무부는 오는 10일에 10년물, 11일에 30년물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리 상승은 경제 전망의 개선을 반영한 현상인 만큼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지나면 증시의 불안이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월 신규고용이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등 고용 회복 징후는 뚜렷해졌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도 둔화 추세인 만큼 경제 재개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시점이다.

금리의 상승 속도만 다소 진정된다면 경제 정상화 기대가 다시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에너지와 금융 등 경기 민감 종목은 지난주 불안 와중에도 강세를 유지했다.

ECB가 오는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도 중요하다.

ECB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직설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반면 ECB가 공격적인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ECB가 정책적 대응에 나선다면 다음 주 FOMC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다소 커질 수 있다.

미국의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주 최종 타결될 예정이다.

부양책이 이미 반영된 이슈인 만큼 긍정적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경기 회복 낙관론은 강화될 수 있다.

부양책이 금리를 밀어 올릴 경우는 증시에 오히려 부정적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부양책 타결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예고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 논의가 곧바로 진행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약 1.8%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가량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2.1% 내렸다.

(사진=연합뉴스)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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