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이 시키는대로만 ETF 투자하면 손해인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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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은 직접 투자와 같은데
선취 수수료로 1% 떼가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는 바로 써먹는 실전 재테크 팁을 전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에서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주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중에서 이것만은 꼭 같이 대답을 나누고싶은 질문이 있어서 같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TF를 은행 신탁에서 매수하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ETF를 신탁으로 매수할 때의 장점과 치명적인 단점에 대해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댓글에 달린 사연을 조금씩 읽어가며 진행하곘습니다.
유익한 영상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같은 경우는 농협에 els를 약 2년가량 해서 수익을 보았고 els를 추천해준 행원이 etf를 추천해주어서 1개월 전에 가입을해서 이미 한번 상환을 받았습니다.여기까지 말씀해주신 걸 보면 은행의 ETF 신탁 상품에 가입하신 것 같아요. ETF를 사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서, 주식을 거래하듯이 ETF를 매매하는 것입니다. 자산운용사가 ETF를 만들어서 운용을 해주고, 거래는 증권사를 통해서 하는 구조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ETF를 직접 사지 않고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있어요. 대표적인게 댓글에서 투자하신 은행의 ETF 신탁입니다.
ETF 신탁이라는 건 쉽게 말하면 은행이 ETF를 대신 사준다는 이야기예요. ETF는 상품이지만 주식과 똑같이 시장에서 움직이기때문에 원래는 은행에서는 판매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를 은행에서 살 수 없는 것과 똑같죠. 그래서 은행에서는 은행 고객가운데 ETF에 투자하고싶으시면 저희한테 맡기세요. 저희가 신탁으로 사드릴게요. 그리고 보통은 5%면 5%, 10%면 10% 수익이 나면 ETF를 대신 팔아드릴게요. 이렇게 영업을합니다. 아마 상환이라는 단어를 쓰신 것도 이런 이유때문인 것 같아요. ETF는 쉽게 말해 주식 덩어리에 투자하는 것이라 주식과 똑같이 상환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아마 은행에서 ETF를 샀다가 처음에 약속한 수익률에 도달하니까 ETF를 팔아서 돌려줬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계속 읽어볼게요.
저도 행원이 시키는대로만 하다가 액수가 억대를 넘어가다보니 공부를 해볼 필요가 있어서 etf를 찾아보고있습니다. 그러나 의문점으로 첫번째는 행원이 1~2프로만 수익이나면 상환받게끔 설정을 추천하는 이유 두번째는.1프로만 도달하면 상환받는 시스템은 결론적으로 2프로가 도달해야 1프로는 수수료, 1프로는 나의 이자로 오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부분을 읽으면서 사실 마음이 안좋았는데. 앞서 은행들이 ETF 신탁을 판매할 때 처음에 목표수익률을 정해두고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일단 1~2%정도 수익이 나면 신탁 설정을 해지하도록 권했다는 것인데. 그 행원분이 추천한 ETF 신탁 안에 어떤 ETF를 담았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마 최근 주도주인 BBIG 관련 ETF나 코스피200 ETF를 담은 신탁이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실제 은행에서 최근에 이런 ETF를 담은 신탁을 많이 판매하고 있거든요.
1~2% 수익만 나면 해지하라는 것은 BBIG ETF를 사놓고 어느날 하루 2% 넘게 오르면 그 때 바로 판다는 거예요. 저는 이게 한 마디로 트레이딩을 내놓고 권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수익을 더 낼 수 있는데도 팔라고 하는 것과 똑같아요. 애초에 2%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보통 투자자들은 이렇게 기대수익률이 낯으면 안전할거라고 생각하세요. 상식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으면 위험도 당연히 같이 낮아져야하니까요. 더군다나 은행에서 권하는 상품이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시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은행에서 주식형 ETF를 신탁으로 싸서 파는 게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은행원이 추천하는 etf는 결국 은행원이 지분 50을 먹고 제가 50을 먹는 구조인 펀드메니저인 것인지가 궁금. 네번째로는 제가 직접투자하는게 나을지 아니면 은행을 끼고 하는게 좋은지 궁금합니다. 이부분은 제가 전문성이 없다면 은행원의 조언을 통해서 하는게 좋을듯하긴한데. 전반적으로 답변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저는 조금 거칠게 말씀드리면 투자에 이렇게 직접 관심을 가지고 유튜브까지 찾아보고 계시다면 ETF 신탁에 가입하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ETF 신탁에서 은행이 해주는 건 대부분의 경우 ETF 매수를 대행해주는 것 밖에 없거든요. 예를들어 코스피ETF신탁이라는 상품에 가입한다. 그러면 증권사 계좌를 열어서 거기서 코스피200 ETF를 사는 것과 수익률은 똑같이 움직여요. 하지만 단점은 훨씬 많습니다. 가장 큰 건 수수료입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지금 수수료 깎기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코스피200 ETF의 경우 최저 보수가 0.001%이에요. 거의 운용보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은행의 ETF 신탁은 수수료가 보통 선취로 1%를 가져갑니다. 그러니까 100만원 투자하면 1만원은 일단 떼갑니다. 앞서 수수료는 펀드매니저가 가져가는 것이냐 하셨는데 아닙니다. 펀드매니저가 속한 운용사는 수수료가 낮은 ETF 운용보수만 가져가고 은행이 1%를 가져가는거예요.
앞서 댓글에 나온대로 은행원이 2% 수익이 나면 팔고 다시 사라고 유도한다는 것은, 다시 신탁에 가입해서 은행에 선취수수료 1%를 더 내라는 이야기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신탁으로 가입하면 ETF를 실시간으로 원하는 가격에 사고 팔지도 못합니다. 제가 실시간으로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은행에서 대신 어느정도 수익이 나면 팔아주겠다고 하는 것이니까요. 실제 은행들의 이런 ETF 신탁 판매 행태는 한 차례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크게 상승했던 2017년과 2018년인데요. 시장이 끝없이 오르니까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레버리지 ETF가 들어있는 신탁에 가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처음에는 계속 수익이 났죠. 특히 레버리지는 지수 상승폭의 2배를 추종하다보니 하루 이틀 새에도 5%이상 수익이 금방금방 나는거예요. 이렇게 수익이 날 때는 괜찮았습니다. 수수료를 많이 떼기는 하지만 어쩐지 다른 은행상품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난다는 느낌을 줬거든요. 하지만 시장이 빠질 때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이다보니 손실폭도 그만큼 컸고, 시장 전체가 빠지다보니 복구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요.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생각하고 가입했던 은행 고객들은 주식시장 변동성에 따라 손실을 입은겁니다. 저는 당시의 사태가 은행이 저금리 상황에서 팔 만한 상품이 점점 줄면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상품군을 확장하게 됐고, 그러면서도 위험에 대한 고지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은행 고객들만 마음고생을 하고 손해를 봤죠. 결국 금융감독원에서는 이제 적어도 은행에서 레버리지나 인버스같은 고위험 상품은 아예 팔지 말라고 한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투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ETF는 은행에서 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TF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서 투자하시는게 가장 싸고 빠릅니다. 나는 어떤 이유에서든 절대 증권사 계좌는 만들고싶지 않다는 분이 아니라면 은행에서 신탁을 통해서 ETF거래를 하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겠죠. 저렇게 신탁에 ETF 한 두개를 담아서 조금 수익이 나면 파는 게 아니라, 정말 은행이 투자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여러 ETF 상품을 조합해서 자산배분을 하는 경우라면 '내가 전문성이 부족하니 수수료를 조금 더 주더라도 알아서 투자하도록 심부름을 시켜야겠다' 라고 생각하실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은행들도 2018년 이후 이런 부분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수수료라는 건 내 대신 뭔가 일을 해준 심부름값이고, 이렇게본다면 ETF 한 개를 담은 신탁상품은 하는 일에 비해 심부름값이 너무 비싸다는겁니다. 고작 증권사에 내 대신 주문을 넣어주는 것 뿐이니까요.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