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보다도 '호황' 아일랜드 "낮은 법인세 덕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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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작년 3.4% 깜짝 성장 발표법인세율이 주요국 중에서 가장 낮은 아일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높은 성장을 지속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 속 중국(2.3%) 성장률도 제쳐
법인세율 12.5%...한국의 절반 이하
페이스북 화이자 등 다국적社 유치
유럽에 위치한 아일랜드는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4%를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 속에서 2.3%의 호실적을 보였던 중국보다도 높은 증가율이다. 한국은 작년 1.0% 역성장했다.아일랜드가 작년에도 승승장구했던 비결은 대형 기술 기업과 제약업체가 집중돼 있어서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엔 페이스북 알파벳 화이자 머크 등 다국적 기업들의 유럽 본사 및 공장이 줄줄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 10대 제약업체 중 9곳이 아일랜드에 진출한 상태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최고세율 기준)은 1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3.5%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27.5%, 지방세 포함)보다 훨씬 낮다.
코로나 사태 후 아일랜드 노동력의 4분의 1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나 이들 다국적 기업들이 낸 세금으로 비교적 정상적인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코로나 사태 이후엔 다국적 빅테크 및 제약업체들이 더 바빠졌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아일랜드 정보통신 부문의 작년 12월 매출은 1년 전보다 오히려 9.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이런 성과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경제 봉쇄 속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주점 등의 휴업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실질 실업률은 약 25%로 추산된다는 게 아일랜드 통계청의 발표다. 주로 관광에 의존하는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달리 아일랜드는 다국적 기업을 집중 유치하는 전략으로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저율의 법인세로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였던 아일랜드는 이제 수준 높은 품질 관리와 신뢰성, 숙련된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입지를 더 굳건히 다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