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ETF는?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입력
수정
지난 4일 상장 BUZZ ETF
AI가 SNS, 커뮤니티 분석
투자심리 뜨거운 종목 발굴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는 바로 써먹는 실전 재테크 팁을 전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에서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지금 미국 증시에서 가장 핫한 ETF를 소개해드리려고합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에 상장한 따끈따끈한 ETF죠. 티커명은 BUZZ인데요. 이 상품은 요즘 ETF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주 신선한 컨셉으로 상장 첫 날에만 2억8000만달러, 한국돈으로는 3200억원을 끌어모았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구요. 게임스톱 사태 기억하시죠. 게임스톱 사태를 이끌었던 유명한 대장개미 중에 데이비드 포트노이라는 사람이 있는데요. "내가 버핏보다 낫다 나를 따르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인데. 이 사람이 이 BUZZ ETF는 무조건 사야된다고 말하는 영상을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자기 트위터에 올렸어요. 그래서 지금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는 ETF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BUZZ ETF가 뭔지부터 이 상품을 둘러싸고 지금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BUZZ ETF가 뭐야?
영어로 BUZZ는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의미합니다. 잡음이든 소문이든 뭔가 소리가 난다는거죠. 이 ETF는 쉽게 말하면 좋은 소문이 나고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전체 상품명은 VanEck Vectors Social Sentiment ETF인데요. Social Sentiment. 즉 투자 심리에 따라 투자하는 ETF라는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투자 심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BUZZ ETF는 AI를 활용합니다. 하루 24시간 내내 AI가 로이터, 포천, CNN, 비즈니스인사이더같은 언론 매체에 나온 기사를 분석합니다. 언론 뿐 아니라 트위터같은 SNS나 레딧같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도 수집을 해요. 이렇게해서 한 달이면 1500만개에 달하는 글을 분석하는데, 이 분석을 통해서 투자자들이 종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점수를 매깁니다. 정확히 어떤 식으로 점수를 매기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종목이 언급되는 빈도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 쓰일수록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투자자들이 종목을 이야기할 때 함께 쓴 이모티콘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까지 분석을 한다고 하네요.이렇게 점수를 매겨서 시가총액이 50억달러 미만인 종목은 ETF에서 제외합니다. 50억달러면 5조원이 넘으니까 상당히 대형주에만 투자를 하게되는 셈이죠. 또 최근 3개월동안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만달러 미만인 종목도 뺍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남은 종목중에 투자자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상위 75개 종목을 골라서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매달 이 기준에 따라서 종목을 넣고 빼는 리밸런싱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어떻게 담았느냐를 한 번 살펴볼게요. 일단 이 ETF는 75개 종목을 시가총액순대로 담지 않습니다. 대신 아까 매긴 투자심리 점수에 따라 점수가 높을수록 더 많이투자하고 낮을수록 더 적게 투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점수가 높아도 전체 ETF 투자금에서 비중이 3%대를 넘지 않도록 규칙을 정해놨어요. 투자 심리가 좋은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스톱처럼 단기적인 투심이 좋은 종목이 아니라 꾸준히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대형주에 투자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거죠. 그래서 실제 온라인에서 언급이 무척이나 많이 되었을 게임스톱같은 종목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어떤 종목이 담겼을까
실제 종목을 보면 다양한 업종 대형주 가운데서 최근에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던 종목들이 골고루 담겨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들을 순서대로 보면 포드 트위터 페이스북 드래프트킹스 아마존 애플 등이 있습니다. 다들 한 번 씩 들어보셨을법한 대형주들이 고루 담겨있다는 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ETF의 과거 성과는 어땠을까요. 이 상품 자체는 상장한 지 며칠 되지 않았으니 수익률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지만, 이 ETF가 따르는 규칙을 과거에도 적용해서 살펴보면 ETF 상장일 기준으로 최근 1년동안 이 ETF가 따르는 지수의 상승률은 77%였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30%가량 올랐으니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입니다. 물론 이건 과거에 이랬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 ETF가 S&P500보다 높은 수익을 내 줄지는 지켜봐야합니다. 실제로 더 이전 그래프를 보면 S&P500이 BUZZ ETF 수익률을 앞선 구간도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야 S&P500과 급격한 수익률 차이를 벌리는데, 그만큼 대형주와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커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과거에는 이런 전략을 사용해도 크게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2016년에 이미 BUZZ ETF와 비슷한 상품이 있었습니다. 티커명도 비슷합니다. Z가 하나 빠진 BUZ입니다. 재미있는 컨셉이기는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많이 참여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입소문을 탄 종목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기도 어려웠습니다. 레딧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뭉치면 게임스톱같은 종목은 단숨에 밀어올려버리는 지금이랑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죠. 또 이번에 나온 BUZZ ETF는 한 달에 1500만건을 분석한다고 했잖아요. 전에 있었던 ETF는 한 달에 200만건만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정확도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이전의 BUZ ETF는 지난해에 상장폐지됐고, 올해 이와 비슷하지만 한층 더 진화한 BUZZ ETF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는 겁니다.레딧 개미의 최애 ETF
BUZZ ETF가 이렇게 관심을 받는데는 상품 컨셉이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게임스톱을 밀어올린 레딧에서 활동하는 개인중에 대장개미라고 할 만 한 데이브 포트노이가 이 ETF 완전 좋은 상품이라고 강력추천을 했습니다. 내 명성과 얼굴까지 건다면서 3분짜리 ETF 소개 영상을 올린건데 이 사람이 워낙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라서 BUZZ ETF가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단숨에 제일 핫한 ETF중 하나로 떠오른거죠. 이 포트노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인플루언서가 됐는지를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데요. 이 사람은 원래 Barstool Sports라는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할 일이 사라지니까 작년 3월부터 갑자기 주식시장에 뛰어듭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투자한 종목들을 트위터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중계하기 시작해요. 그러다 이 사람이 엄청나게 주목을 받은 게 워런 버핏이 손절한 항공주를 사면서부터입니다. 이후에 항공주가 상승하니까 개인투자자들이 포트노이를 retail bro, 한국말로 굳이 따지면 개미형, 개투형 정도로 부르면서 엄청난 지지를 보냅니다.그러면서 포트노이의 트위터 팔로어가 230만이 넘어가고 엄청난 인플루언서가 되죠. 포트노이는 "내가 워런버핏보다 낫다"고 이야기하면서 투자 원칙을 두 개를 제시합니다. 첫번째 원칙은 주가는 오르기만한다는 것이고 두 번 째는 사야할지 팔아야할지 고민되면 첫번째 원칙을 봐라. 는거죠. 혹시 워런 버핏의 두 가지 투자원칙을 기억하시나요? 첫번째는 절대로 돈을 잃지마라. 두번째는 첫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마라 잖아요. 참 명확하고 간결하다는 점에선 둘 다 비슷한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달라도 너무 다르죠. 이 포트노이라는 사람이 BUZZ ETF를 미는 것과는 별개로 BUZZ ETF가 종목을 담는 방식과 또 실제 들어가 있는 종목을 보면 대형주 중심의, 또 비중을 거의 n분의 1 수준으로 고루 담고있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지향하는 ETF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심리가 주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도 BUZZ ETF를 지켜볼만한 요인입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