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표적' 화웨이,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하락

사진=REUTERS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 정부의 제재 영향에 해외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이 직전 분기 대비 2%포인트(p) 감소해(20%) 3위를 기록했다. 1위 에릭슨의 점유율은 35%로 2%p 올랐고, 2위 노키아의 점유율은 25%로 1%p 상승했다.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미국 정부의 견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2019년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전방위 제재를 가했다.

또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 배제를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영국, 호주, 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해 화웨이를 글로벌 5G 경쟁에서 배제했던 것이 그 사례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 역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나라들에서 화웨이 장비를 걷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 의회는 최근 중국산 5G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에는 미군 부대나 주요 무기체계 배치를 재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스테판 퐁라츠 델오로 연구원은 "25개 이상의 유럽 통신업체들이 최근 몇 년 간 화웨이 장비를 다른 업체의 것으로 교체해왔다"고 분석했다.

반면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나타냈다. 데이슨 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중국 내 5G 장비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 ZTE가 29%로 그 뒤를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9월부터 화웨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제작에 필수적인 반도체 수출까지 규제하고 있어서다.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1% 감소한 3431만5700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14.3%에서 8.9%로 급락해, 글로벌 시장 3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