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후 사망신고 8명 '인과성 없음' 잠정 결론…4명은 부검 진행

사망자 모두 요양병원 입원환자…"지병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 높아"
"4명은 최종 부검결과 확인해 추가 평가"…피해조사반 정기적 개최키로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했다고 신고된 11명 가운데 1차 검토가 끝난 8명은 접종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나머지 3명은 아직 1차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추진단은 "조사 대상 8건은 접종 후 급격히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에 해당하지 않았다"면서 "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잠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추진단은 전날 소아청소년과·내과 등 임상의사, 법의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어 사망 사례 8건과 백신 접종 간의 인과관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피해조사반이 살펴본 사망자 8명은 모두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1명, 40대 1명, 50대 4명, 60대 2명이다.이들 모두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접종을 받은 뒤 사망까지 이른 시간은 최소 22시간에서 최대 3일 20시간까지 다양했다.

피해조사반 분석 결과 사망자 8명 모두 예방접종을 받은 뒤 급격하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나필락시스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특히 사망자들과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동일한 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이 발생했는지 확인한 결과에서도 중증 반응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추진단은 이를 근거로 백신에 이상이 있거나 접종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또 사망자들이 생전에 앓고 있었던 기저질환이 사망에 미쳤을 영향도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사망 당시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임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뇌출혈이나 심부전, 패혈증, 급성간염 등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다른 원인이 확인된 점도 '연관성 없음'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추진단은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 급성 간 질환으로 사망한 사례 역시 접종과의 인과 관계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조용균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에 의한 전격성 간염 형태의 사망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사례가 없고, 이 환자 같은 경우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뇌출혈에 의해 와병 상태에 있는 환자였고, 또 자기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못한 환자였다"며 "(간 질환 관련) 환자의 병이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도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다만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조사 대상 8건 가운데 4건은 현재 부검을 진행 중"이라면서 "최종 부검 결과를 확인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에서 추가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검은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유족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사망자 가운데) 거동이 불편하고 요양병원에 장기간 계신 분도 있어서 기저질환 진행 여부 등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김 반장은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부검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진찰 과정, 기록 등에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부검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단은 8건 외에 추가로 신고된 사망 사례 등 중증 이상반응 사례에 대해서도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진단은 향후 피해조사반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평가 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 과정에서 사망 등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정확한 규명을 위해 인과관계를 평가한다.만약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면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에 따라 피해보상 신청을 받아 보상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