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항은 눈동자가 여권…출입국 수속 5∼6초면 끝

코로나19에 대인 접촉 줄이는 목적
전문가들 "홍채인식, 대중감시 활용 우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찾는 여행객들은 이제 여권 없이 신속하게 출입국 수속을 밟을 수 있게 됐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두바이 공항이 대인 접촉 없이 여행객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홍채 스캐너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이에 따라 이날 두바이 공항을 찾은 이용객들은 홍채 스캐너로 몇 초만에 검사를 마치고 출입국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UAE 이민 당국의 오바이드 무하이르 빈 수루르는 "이제 모든 (출입국) 절차는 '스마트'해졌고 5∼6초면 완료된다"면서 "(두바이 공항에) 미래가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두바이 공항은 지난달부터 여행객들에게 홍채 스캐너를 도입하겠다고 홍보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는 와중에, 사람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함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UAE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41만849명이며, 이 중 1천322명이 숨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두바이 공항이 홍채 스캐너를 설치하면서 대중 감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두바이 공항이 UAE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에 스캔한 홍채 정보를 연결해 개인 정보를 확인한다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있는 조너선 프랭클은 "감시기술을 민주국가에서 사용하더라도, 대중이 그것을 논의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서 "어디서 사용되건 감시기술은 위험신호(red flag)를 준다"라고 말했다. 빈 수루르는 "UAE 이민 당국은 (두바이 공항) 이용객의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고, 제3자가 볼 수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체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보관되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는 오남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UAE는 세계에서 인구당 감시카메라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데, 이번에 생체인식기술까지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 의심의 눈길을 사고 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는 지난달 '사적 영역'에도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시범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