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에 승패가'…與, 커지는 단일화 딜레마

중도표에 승부 건 민주…'친 조국' 이미지 끌어안기 부담
내심 느긋 열린민주 "감 떨어지길 기다리나" 연일 압박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을 본격화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자 서울시장 구도가 초접전 양상인 만큼 여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여론조사 시기를 놓고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입장이 맞서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민주당은 토론 직후 곧바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후보를 확정하자는 입장이다.반면 열린민주당은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일(3월18∼19일) 직전에 여론조사를 하자는 쪽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분간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의 강점인 중도 확장에 승부를 건 민주당으로선 무엇보다 열린민주당의 '친 조국' 이미지가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열린민주당 인사들의 튀는 행보도 내심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김진애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시장의 족적이 눈부시다"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공이 매우 크다"고 거듭 옹호했다.

박영선 후보가 '박원순 성추문'과 관련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공식 언급한 것을 두고 '김진애발 역풍'을 차단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김진애 후보의 의원직 사퇴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받아 국회에 입성하게 되는 상황도 말 못할 부담이다.

공교롭게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의혹이라는 대형악재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이른바 '흑석동 투기 의혹'으로 퇴진했던 김 전 대변인의 등판 자체가 야권의 파상 공세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열린민주당은 "안전하게 가다가는 안전하게 패할 수 있다"며 단일화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열린민주당 정봉주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창당 1주년 기념식 겸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필승 출정식에서 "민주당은 오세훈-안철수가 단일화하지 못하고 다자경쟁 구도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언제부터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수비형 정당이 됐나"라고 몰아세웠다.

여론지형상 시간은 열린민주당 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야권 후보가 누가 되든 초접전 승부가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입소스(IPSOS)가 SBS 의뢰로 서울시민 819명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4%p)한 결과,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영선 후보는 39.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9.4%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함께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진애 후보가 2.6%를 얻었다.

단일화가 승패를 가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김진애 후보는 "오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팽팽하다 못해 기울어지기까지 했다"며 "안전하게 가면 안전하게 패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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