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이 시대 기업의 생존 키워드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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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 베스핀글로벌 대표 hanjoo.lee@bespinglobal.com >스타트업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톱10의 기업가치는 2019년 7월 기준 26조4000억원에서 2021년 2월 기준 89조4000억원으로 약 3.4배 증가했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의 성장 기록이다.
스타트업 기업 가치 1위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소식은 경영계의 큰 화두다. 쿠팡의 시가총액은 약 5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시아 기업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국내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E사, L사, C사의 시가총액을 다 더해도 쿠팡의 4분의 1이 안 된다. 쿠팡은 나머지 4분의 3을 무엇으로 만들어냈을까?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왜 초고속 성장할까? 답은 정보기술(IT) 경쟁력,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이다. 아마존이 그랬듯이 유통기업도 IT산업의 선두주자가 돼야만 살아남는다.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0’에서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은 “모든 기업은 기술기업”이라고 했다. IT 없이는 기업이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산업 영역에 관계없이 IT를 잘하는 기업이어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시작이 무엇이든 플랫폼, 포털, 금융, 헬스케어, 미디어, 콘텐츠 등 어느 영역에나 진출할 수 있다. 반대로 IT를 잘 못 하는 기업은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엄청난 변화의 폭풍이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설레게 한다. 20대 시절, 아파트 방 한구석에서 대학 친구들과 첫 창업을 했을 때처럼 말이다. 이게 과연 될까 싶으면서도 IT가 불러온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미래를 상상하며 한껏 부풀어 있었다.
어느덧 네 번째 창업을 하고, 현장에서 소비자를 접하며 이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할까를 가장 먼저 고민한다. 매출 증진이 동반되지 않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의미하다. 확장성과 민첩성이 큰 클라우드로 IT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 사항에 빠르게 대응해야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IT를 비용 센터로 바라보는 회사는 문을 닫게 될 것이고, IT를 매출 증대를 위한 투자로 바라보는 기업은 살아남고 성공할 것이다.
기업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린 변화의 폭풍 속에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모두가 똑같이 다시 변화라는 출발선에 섰다. 클라우드 동아줄을 잡고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자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순간 그 기업은 도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