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 신도시 발표 직전 토지거래 급증…투기 의혹

월별 토지거래 52∼132건이던 계양구, 신도시 발표 전달에 336건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에서 3기 신도시 지정 직전 토지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투기 의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까지 계양구 동양동·박촌동·귤현동·상야동 333만㎡ 터에 1만7천가구, 3만9천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3기 신도시 계획을 2018년 12월 발표했다.

당시 계양테크노밸리의 3기 신도시 지정은 지역에서는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계양테크노밸리는 원래 산업단지와 접목한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인천시 자체 사업으로 추진된데다, 3기 신도시 선정을 앞두고 광명 시흥, 하남 감북, 김포 고촌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와중에도 계양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토지거래량을 보면 신도시 선정을 앞두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사업정보를 확보한 이들이 토지 매수 행렬에 동참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신도시 발표 직전 달인 2018년 11월 계양구의 순수 토지거래량은 336건으로 2017∼2018년 월별 기록 중 단연 최고치를 찍었다. 이 기간 계양구의 월별 토지거래량은 최소 52건에서 많아야 132건(2017년 12월)에 불과했지만, 신도시 발표를 앞둔 2018년 11월에는 종전 월별 기록의 2.5배에 이르는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사업 예정지 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계양구 동양동에서도 2018년 하반기에 매월 1∼4건의 거래가 성사되다가 11월에는 8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8건 모두 개발제한구역 내 땅으로 307∼5천226㎡의 땅이 9천200만∼9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계양테크노밸리의 사업 시행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로 총사업비는 4조3천219억원이다.

총보상비 1조2천500억원 중 LH는 1조원을, iH는 2천500억원을 부담할 예정으로, 작년 12월 토지 보상이 이미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은 신도시 사업 정보가 발표 전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신도시 예정지의 한 토지주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30년 넘게 보유하고 있어 사정을 좀 아는데 당시만 해도 여긴 그린벨트여서 개발도 안 되는 곳인데 아무 정보 없이 땅을 매입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국토부가 지자체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주변에 많이 흘러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지부 계양구지회장은 "원래 계양구 서운산단과 연계된 또 다른 산단인 테크노밸리가 들어오는 걸로 대부분 알고 있었는데 신도시 계획은 전혀 예상 못 했다"며 "그래도 나중에 들어보니 신도시 발표 전 땅을 사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전했다.

인천시도 계양테크노밸리에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의 투기성 토지거래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8일 시 감사관실에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 점 의혹이 없는 적극적인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