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 대신 카카오톡으로 주총 고지 받고 전자투표까지 한다

앞으로 주주들이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으로 주주총회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주총에 직접 가지 않아도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9일부터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의 전자문서 서비스를 이용해 주주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주총 정보를 안내한다. 주주는 장소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 전자고지서 수령에 동의한 개인주주에게 주주총회 일시와 장소 의안, 전자투표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 등이 고지된다. 이재철 예탁원 의결권서비스부장은 “지금까지 소액 주주는 발행사에서 보낸 우편통지서나 공시, 일간지 보도 등을 통해서만 주총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주가 직접 주총에 가지 않고 의결권도 행사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의 전자주총 서비스 ‘K-VOTE’ 시스템을 이용하는 상장사의 경우 주주가 카카오톡 안내를 타고 바로 의안에 전자투표할 수 있다. 기존에 제공되던 전자투표 시스템에서는 공동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지문이나 얼굴 등으로 간편하게 생체 인증만 하면 된다. 미래에셋대우 등의 전자주총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장사의 경우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가 안내된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로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섀도보팅 제도(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가 폐지되면서 발행사들은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월 결산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된 상장사는 2017년 76개에서 지난해 340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용 의사를 밝힌 기업은 설문 대상인 1200개사 중 100개사에 그친다. 신성철 한국예탁결제원 의결권서비스부 팀장은 “9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했기 때문에 아직 실제로 신청한 기업은 없다”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용할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