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수술한 양 허위 진단서...대법 "의사, 고의성 없어 무죄"

하루에 수술을 끝내놓고 이틀에 걸쳐 수술을 한 것처럼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에게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허위진단서 작성 혐의로 기소된 안과의사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A씨와 B씨는 2015~2016년 각각 19차례와 16차례에 걸쳐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가령 한 환자의 양쪽 눈에 대한 백내장 수술을 하루에 다 끝내놓고, 좌안과 우안 수술을 이틀에 나눠서 한 것처럼 작성한 것이다.

이들은 허위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쪽 눈에 대한 백내장 수술을 하루에 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고, 하루에 한쪽 눈을 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착각했다는 것이다.

1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시행한 백내장 수술은 총 755건 정도로 상당히 많은데, 그중 대개는 2일에 걸쳐 양쪽 눈에 대한 수술이 이뤄졌다”며 “이번 사건 같이 하루에 양쪽 눈을 모두 수술한 건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했다.또 해당 병원은 직원이 여러 건의 진단서를 한 번에 작성하면, 이후 의사들이 한꺼번에 결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점 등도 고려됐다.

검찰은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허위진단서작성죄는 고의범”이라며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수술일자를 부풀릴 의도로 수술 날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