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백화점 미래 보여준 더현대서울…中企와 동반성장도 넉넉한 인심

최근 백화점업계 최대 화제는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6일 여의도에 개점한 더현대서울이다. 주말, 주중 구분 없이 쇼핑객이 몰리면서 여의도 상권을 재조명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선 주말 장사가 어렵다는 고정 관념도 깼다. 쇼핑을 통한 치유라는 ‘리테일 테라피’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온라인 쇼핑 시대에 백화점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서울만큼이나 주목받는 부분이 또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과의 상생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작년 3월 중소기업 브랜드 매장 관리 매니저 약 300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을 지원했다. 지원 금액은 30억원에 이른다. 상황이 좋지 않은 매니저에겐 두 달 연속으로 최대 200만원을 지원했다.올해도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인 ‘동반성장 기금’이 그런 프로그램이다. 기금 규모는 총 60억원으로 현대백화점과 거래하는 협력사 중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원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업체당 최대 3억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또한 4개 시중은행(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과 손잡고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인 ‘동반성장 펀드’도 운영 중이다. 지원 규모는 180억원으로 중소협력사는 시중 금리 대비 1%포인트 저렴한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올 1월에는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4500여 중소 협력사의 결제대금 3064억원을 지급일보다 최대 1주일 앞당겨 지급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서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게 됐다”고 말했다.현대백화점에 근무하는 협력사원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거래관계에 있는 중소 협력사 임직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 ‘열정(PASSION) 장학금’을 운영 중이다. 2014년 도입한 뒤 지난해까지 1339명의 초·중·고·대학생에게 2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현대백화점은 협력사원들의 복지 향상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협력사원을 대상으로 ‘백화점 10% 할인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백화점 직원들에게 최고의 복지로 꼽히는 혜택이다. 다른 대형 유통사는 자사 직원 이외엔 백화점 할인카드를 지급하지 않는다. 백화점 직원과 일부 우수 협력사원에게만 지급한다. 이 카드는 상시 할인되고, 세일 기간엔 추가 10% 할인을 더 받을 수 있다. 백화점 협력사원 1만여 명이 수혜자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 직원(2000여 명)의 5배 규모다.

중소 협력사 판로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 유통센터가 운영하는 중기제품 판매 전문 브랜드 ‘아임 쇼핑’을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 차원에서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마진을 최저 수준(20%)으로 책정했다. 아임 쇼핑 판교점은 54개 벤처·중소기업의 가전제품·생활용품·전통 공예품 등 400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