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급한 브라질, '코백스'에 손 벌려…"특별 관심 가져달라"

백신 접종률 전체 국민의 4.13%로 부진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브라질 정부가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비정부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관계자들을 만나 '코백스 퍼실리티'의 백신 배분 과정에서 "브라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파주엘루 장관은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브라질은 4만 개 백신 접종소를 설치했으나 백신 부족으로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에게 접종할 백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올해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4천250만 회분의 백신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 정도 물량으로는 단기간에 접종률을 높이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외에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와도 백신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파주엘루 장관은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 2억1천180만 명에게 접종할 백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집단면역이 가능해지려면 전체 인구의 80%가량에 접종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백신 3억4천만 회분이 필요하다"면서 "파주엘루 장관의 발언은 있지도 않은 백신으로 접종을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이 백신 확보에 뒤처진 것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책임도 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응에 실패한 데다 백신 접종에도 부정적인 행태를 보였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자신은 맞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다 보니 보건부가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고, 확진·사망자 증가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뒤늦게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1월 17일부터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까지 백신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4.13%인 873만6천891명이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297만5천266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