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 '무역 절벽'…"브렉시트·코로나19 여파"

독일 공식 통계 결과 영국으로부터 수입 56% 감소
"지난해 브렉시트 고려해 재고 비축으로 교역 감소" 전망도

영국과 독일의 무역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로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통계청은 영국으로부터 지난 1월 수입액이 16억 유로(2조1천700억원)로 2020년 1월과 비교해 56% 줄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독일의 영국 수출액도 29% 떨어져 43억 유로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거쳐 새로운 무역 협정이 적용된 이후 첫 공식 기록이다. 특히 다른 국가와 비교해 독일과 영국 간 교역 규모 감소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유럽연합(EU) 회원국과의 수출·수입 규모는 6% 떨어졌으며, 영국을 제외하고 EU 비회원 국가 수출·수입액은 각각 10.3%와 13.9% 떨어지는 데 그쳤다.

영국은 브렉시트 초기에는 무역에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적응기를 거치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브렉시트로 물류비용 증가와 지연 등이 굳어지고 EU와 교역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브렉시트 발효 직전인 지난해 12월31일까지 기업들이 재고를 비축했기 때문에 1월 무역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봉쇄가 강화되면서 수출입이 줄어들기도 했다. 영국 제조업 동향 조사 결과 납품 시간이 지난 1992년 이후 세 번째로 증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네덜란드 ING 은행 조사에서도 영국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와 2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ING 은행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스미스는 "재고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 교역량 감소를 설명하기는 충분치 않으며, 분명히 브렉시트에 따른 여파가 작용했다"라며 "아마 EU 모든 국가와 무역 규모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1월 공식 수출입 통계는 오는 12일 나올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