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도태평양사령관 "중국, 6년 내 대만 침공할 수도" 진단

상원에 보고…대만방위 '전략적 모호성' 재검토 언급도
전문가들은 '글쎄'…"잦은 군사행동 탓 오판에 무력충돌 가능성"
중국의 대만 침공이 수년 내에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미군 지휘부에서 나왔다.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으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분명히 밝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필립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아시아 세력확장을 경계하며 이같이 내다봤다.

데이비드슨 사령관은 "중국이 규정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질서에서 2050년까지 미국과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대체하려고 속도를 내 걱정"이라며 "대만은 그 시점 전에 중국이 야심 차게 노리는 목표이고 그 위협은 2020년대, 향후 6년 안에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역 내에서 군사력을 확대해 미국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억지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데이비드슨 사령관은 "우리는 중국이 미군의 효과적 대응 전에 일방적으로 현 상황을 바꾼다는 마음을 먹도록 할 리스크를 쌓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는 상원이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국방예산법)과 향후 미국 정부의 국방계획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미중 갈등,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은 예전부터 존재했으나 최근 들어 급격히 팽팽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949년 내전에서 분리된 대만을 통치한 적은 없지만 영토 일부로 보고 언제라도 점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자국이 중국의 일부라는 견해를 거부하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는 반중(反中)성향을 지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016년 집권한 이후 긴장도가 높아졌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강경책을 펴면서 급격히 악화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외교정책을 배척했고 대만에 무기판매를 늘리기도 했다.

중국은 상응한 조치라며 대만해협에 전투기를 보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등 군사작전으로 무력시위를 되풀이했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 안보를 다루는 싱크탱크인 프로젝트 2049의 제시카 드런은 "중국이 대만을 완전히 침공하는 사태 전에 쓸 수 있는 (외교적, 경제적) 선택지가 고갈됐다고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런은 "중국이 수시로 대만을 침범하면 판단착오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며 "그런 사고 때문에 군사적 충돌이 격화할 수 있고 중국이 군사적 충돌 격화를 정당화하는 데 그런 사고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대만을 비공식적인 동맹으로 인정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미국은 대만이 침공받을 때 군사지원 여부를 두고 뚜렷한 입장을 거부하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억지력을 유지해왔다.

데이비드슨 사령관는 이날 청문회에서 "우리가 40년 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대만과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왔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이런 것들은 상시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정책의 중단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으나 대만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은 명확히 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선언했고 주미대사 역할을 하는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해 1979년 이후 전례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