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중국 양회가 말하고 있는 것

[애널리스트 칼럼]-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중국 최대의 정책 이벤트, 양회가 이번 주 개막했다.

통상적으로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3월을 “정부의 달”로 부르고 있다. 그 만큼 전인대에서 발표되는 경제정책과 목표가 금융시장의 나침반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양회를 연기한 바 있는데 1년 만에 정상적인 양회 개막식을 열수 있게 되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상황에서 개최되었던 지난해 전인대의 하이라이트가 부양정책 강도였다면 올해는 정책의 정상화와 개혁, 대외정책이 핵심 어젠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인대에서 주목하는 정책골자는 온건한 경제운용정책과 강력한 구조개혁이다. 연초부터 중국의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이는 부동산 시장과 자산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일 뿐 본격적인 긴축 신호는 아니다. 코로나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회복도 8부 능선에 머물러 있어 경기의 안정적인 회복을 위해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양회에서 가장 크게 부각될 이슈는 14차 5개년 개발규획과 2035년까지 선진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청사진이 승인을 받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대내외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쌍순환 전략과 3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쌍순환 전략은 덩샤오핑 시대의 해외시장 중심의 성장모델에서 벗어나 거대한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자생적 경제구조로 전환하는 것인데 중국이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과거 중국이 전성기에 향유했던 전형적인 전략이라는 데서 효용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혁신과 기술적 우위에 있는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노선을 선택하였다.더불어 시진핑의 인구개혁, 불균형 축소,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3대 개혁조치가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중국 산업구조의 레벨업을 위해서는 개혁개방 이후 40년 간 나타났던 고성장시기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사상 유례 없는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아제한 전면 폐지와 출산 장려정책으로의 전환”, 불균형 축소를 위한 “지역 균형개발과 신도시화, 소득수준 축소, 농촌개혁 및 사회보장 시스템 강화”, 친환경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재편 방안이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

금융시장은 양회의 정책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과거 양회 이후 대체로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여준 바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개최되었던 12차례의 전인대 이후 1개월간 상해증시의 퍼포먼스는 9차례 상승하였으며 2014년 이후로 압축한다면 2018년 미중 분쟁 시점을 제외하면 모두 주가상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는 중국 금융시장이 정책에 민감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인대의 핵심 이슈가 온건한 경제정책과 강력한 개혁으로 마무리된다면 경제 정상화와 더불어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양회와 더불어 금융시장에도 봄이 다시 찾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