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백신 접종에 요양병원에선 기대와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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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가족 만날 것"…"기저질환 있는 고령자 맞아도 되나"
정부가 11일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자 전국 요양 병원·시설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요양 병원·시설에 따라 백신 접종을 반기거나 AZ 백신 부작용을 염려하는 반응이 뒤섞여 나왔다.
울산 남구 한 요양병원 종사자는 65세 이상 환자 가족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병원에는 환자 100여 명 중 90%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병원 관계자는 "면회가 일부 허용되긴 했으나 여전히 환자와 가족이 만나려면 제약이 있다"며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언제든 면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백신 보관이다"며 "다른 병원에서 온도 관리 잘못으로 백신을 폐기한 사례가 있어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중이다"고 덧붙였다.
AZ 백신을 맞은 종사자 가운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접종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남 거창에 있는 요양병원 40대 간호사는 "지난 5일 백신을 맞았는데 고열, 근육통, 오한 등으로 고생했다"며 "아무 이상 반응이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제 경우에는 접종 1주일째에도 피로감이 이어지는 등 정상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면역력이 좋지 않은 고령 입원 환자들이 접종 후 반응을 견딜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춘천 한 노인요양시설 40대 종사자는 "우리 시설에 입소한 70여 분 중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며 "첫 AZ 백신 접종 당시 희망 여부를 조사했을 때는 기대감이 컸는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니 고령층에서 걱정이 많다"며 "'그래도 어쩌겠냐. 때가 되면 다 맞아야 하니 접종할 수밖에'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거동하지 못하는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 효용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구 수성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앞서 65세 미만 환자와 종사자에게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잘 됐다"며 "나머지 환자들은 대부분 70∼80대 고령에 거동도 못 하는 채로 보살핌을 받는데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에 앞서 환자 측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으므로 지켜보고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에서는 최근 김제 한 민간병원에 보관하던 AZ 백신이 냉장고 고장으로 보관 온도 범위를 초과하는 일이 불거져 접종 대상자 불안감이 큰 상태다.
온도를 이탈한 백신은 전량 수거돼 폐기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고령층 접종 확대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제 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이모(71)씨는 "뉴스에서 보니까 AZ 백신이 다른 백신보다 효능이 떨어진다고 해 걱정은 된다"며 "정부에서 괜찮다고 하니까 믿기는 하겠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씨 아들(38)도 "국가마다 접종 연령이나 종류 등 기준이 다르니까 다소 혼란스럽다"며 "아버님이 연세가 있다 보니까 접종 후 부작용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재현 정경재 허광무 한무선 기자)
/연합뉴스
정부가 11일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자 전국 요양 병원·시설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요양 병원·시설에 따라 백신 접종을 반기거나 AZ 백신 부작용을 염려하는 반응이 뒤섞여 나왔다.
울산 남구 한 요양병원 종사자는 65세 이상 환자 가족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병원에는 환자 100여 명 중 90%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병원 관계자는 "면회가 일부 허용되긴 했으나 여전히 환자와 가족이 만나려면 제약이 있다"며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언제든 면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백신 보관이다"며 "다른 병원에서 온도 관리 잘못으로 백신을 폐기한 사례가 있어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중이다"고 덧붙였다.
AZ 백신을 맞은 종사자 가운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접종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남 거창에 있는 요양병원 40대 간호사는 "지난 5일 백신을 맞았는데 고열, 근육통, 오한 등으로 고생했다"며 "아무 이상 반응이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제 경우에는 접종 1주일째에도 피로감이 이어지는 등 정상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면역력이 좋지 않은 고령 입원 환자들이 접종 후 반응을 견딜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춘천 한 노인요양시설 40대 종사자는 "우리 시설에 입소한 70여 분 중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며 "첫 AZ 백신 접종 당시 희망 여부를 조사했을 때는 기대감이 컸는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니 고령층에서 걱정이 많다"며 "'그래도 어쩌겠냐. 때가 되면 다 맞아야 하니 접종할 수밖에'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거동하지 못하는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 효용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구 수성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앞서 65세 미만 환자와 종사자에게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잘 됐다"며 "나머지 환자들은 대부분 70∼80대 고령에 거동도 못 하는 채로 보살핌을 받는데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에 앞서 환자 측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으므로 지켜보고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에서는 최근 김제 한 민간병원에 보관하던 AZ 백신이 냉장고 고장으로 보관 온도 범위를 초과하는 일이 불거져 접종 대상자 불안감이 큰 상태다.
온도를 이탈한 백신은 전량 수거돼 폐기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고령층 접종 확대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제 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이모(71)씨는 "뉴스에서 보니까 AZ 백신이 다른 백신보다 효능이 떨어진다고 해 걱정은 된다"며 "정부에서 괜찮다고 하니까 믿기는 하겠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씨 아들(38)도 "국가마다 접종 연령이나 종류 등 기준이 다르니까 다소 혼란스럽다"며 "아버님이 연세가 있다 보니까 접종 후 부작용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재현 정경재 허광무 한무선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