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는 '영혼의 위로'를 담은 춤…발이 엉키는 실수도 동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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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베를린필의 온라인 공연 ‘탱고 앤 모어’에서 탱고 댄서들이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음악이 시작되면 박자에 맞춰 스텝을 밟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스텝과 몸짓은 지나치게 뜨겁지 않다. 상대와 조용한 열정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탱고’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화려하고 격정적인 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탱고의 미학은 ‘영혼의 위로’에 있다. 본래 이민 온 부둣가 노동자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서로 껴안고 추던 춤이었던 만큼 나와 상대의 영혼을 보듬는 동작이 많다. 영화 ‘해피투게더’에 나온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영화에서처럼 탱고는 투박하지만 정감 있고, 정열적이지만 요란스럽지 않다.탱고는 상대와 연대하는 춤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탱고 댄서 미겔 엔젤 조토는 “탱고인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재능은 상대를 빛나게 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미리 모든 동작을 정해 놓고 잘 짜인 틀 안에서 추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상대의 즉흥적인 움직임에 맞춰 자신의 스텝도 바꿔 나가며 완성한다.

즉흥적인 만큼 춤 자체도 개방적이다. 다리를 여러 번 꼬고 스텝을 자주 밟아야 하더라도 겁먹을 필요 없다. 실수도 곧 하나의 동작이 된다. 탱고 댄서 바로 보야잔은 “탱고에 잘못된 동작은 없다. 오직 새로운 동작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