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변창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거세지는 卞장관 경질설

투기 적발된 20명 중 11명
卞장관이 LH 사장 시절 거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의 책임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심거래 절반 이상이 변 장관이 LH 사장이던 시기에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투기 의심자 20명 중 11명은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2019년 4월~2020년 12월)에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변 장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어떤 조치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경질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여당 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공분을 가라앉히기 위한 ‘조기 수습’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LH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장관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면 회피할 순 없다”며 “장관이나 LH 사장으로 있을 때 지휘 책임이나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H 사건의 책임을 물어 변 장관을 해임해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 공급과 ‘2·4 부동산 대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장관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2·4 대책 등이 제대로 추진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여론의 분위기를 주시한 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변 장관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장관은 비난 여론이 커지자 LH 사장 재직 시 받은 성과급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