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유승민 "文, LH 사태 사과 대신 진노만…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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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사장 임명한 공기업 LH에서 사건 발생"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진노(震怒)만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게 상식"
"공(功)은 대통령에게 돌리고 과(過)는 각료들이 떠안아"
유승민 전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은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한 공기업 LH에서 일어났다. 분명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며 "그런데도 화가 난 대통령 대신 지난 며칠간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부총리, 국무총리가 연달아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정권 사람들은 공(功)은 대통령에게 돌리고 과(過)는 각료들이 떠안는 '아름다운 미덕'을 자기들끼리 갖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분노한 국민의 눈으로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대리사과'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대통령 위신이나 체면이 깎이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정 책임자가 진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 국민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동력이 생길 것"이라며 "땅에 발을 딛고 국민 속에서 소통하면서 애환을 같이 하고 책임지는 대통령을 국민은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조국 일가의 반칙과 특권이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려도 조국에 대한 '마음의 빚'만 말하고 국민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이 공정을 태연하게 강조하는 대통령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대통령은 왜 사과를 못할까? >
문재인 대통령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옳은 말씀이다.
그런데 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은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한 공기업 LH에서 일어났다.
분명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그런데도 대통령은 한마디 사과도 없이 진노(震怒)만 하신다.
화가 난 대통령 대신 지난 며칠간 국토부장관, 경제부총리, 국무총리가 연달아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정권 사람들은 공(功)은 대통령에게 돌리고 과(過)는 각료들이 떠안는 '아름다운 미덕'을 자기들끼리 갖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분노한 국민의 눈으로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대리사과'다.
사실 그동안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는데,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조국 일가의 반칙과 특권이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려도 조국에 대한 '마음의 빚'만 말하고 국민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이 공정을 태연하게 강조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소득주도성장이라는 허황된 실험이 실패로 끝나 경제가 망가져도 사과 한마디 없이 언제부턴가 소주성이란 단어만 사라졌다.
김정은과 만나 북한 비핵화가 금방이라도 될 것처럼 쇼를 했으나 비핵화는 커녕 김정은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데도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
24번의 부동산대책은 4년의 실패로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어지니까 마지못해 "송구한 마음"이라고 한마디 한 게 전부였다.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대통령의 위신이나 체면이 깎이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정의 책임자가 진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 국민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동력이 생길 것이다.
대통령이란 구름 위에 있는 하느님 같은 존재가 아니다.
땅에 발을 딛고 국민 속에서 소통하면서 애환을 같이 하고 책임지는 대통령을 국민은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