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쿠팡 시총 100조…'샛별배송' 컬리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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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가치' 인정 받은 쿠팡…e커머스 릴레이 상장[이슈+]쿠팡의 화려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데뷔전으로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상장 후속주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쿠팡이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새벽배송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한 획을 그은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졌다.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3사'로 시작한 티몬은 국내 상장 채비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 이어 마켓컬리도 상장 추진
티몬 코스닥 상장에 '박차'
로켓배송에 이어 샛별배송도 상장 추진…"뉴욕증시도 검토"
장보기 앱(운영프로그램)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연내 증시 상장을 향해 달린다.12일 컬리에 따르면 창업자 김슬아 대표는 지난달 사내의 팀장급 이상 직원에게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연내 상장 추진이 목표"라며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컬리가 쿠팡과 같이 올해 미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마켓컬리에 대해 WSJ는 8억8000만달러(약 1조원)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소개했다.
쿠팡이 익일배송인 '로켓배송'으로 자리를 잡은 후 2015년 등장한 컬리는 새벽배송인 '샛별배송'을 내세운 신성이었다. 고객이 오후 11시 전에 식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 문 앞에 배송하는 사업모델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신선식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매출은 연평균 400%씩 성장했다. 2015년 29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은 2019년에 4289억원으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거치며 쿠팡과 함께 급성장한 e커머스 기업으로 손꼽힌다.2020년 회원 수는 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쿠팡과 같은 물류와 마케팅 투자로 적자를 면치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해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2019년에만 순손실 975억원을 기록했다. WSJ는 마켓컬리에 대해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치(29%)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코스닥의 쿠팡 예고한 티몬…하반기 상장 목표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원년멤버로 꼽히는 티몬은 지난달 30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연내 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3월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단위 흑자를 내며 상장 채비를 본격화했다. IPO를 공식화한 후 같은해 11월에는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며 숙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티몬이 특히 초·분 단위로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를 본격화하면서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각종 고객 지표에도 청신호가 켜진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는 전년 대비 47.8% 늘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10대 연령 소비자의 가입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티몬의 프리미엄 멤버십 ‘슈퍼세이브’ 회원은 지난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배, 매출은 5.5배 늘어났다. 특히 이들의 건당 구매 금액도 3배 넘게 증가했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지난달 투자 유치로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의 다음 타자로는 11번가의 상장이 점쳐진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이 2018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년 내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e커머스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11번가에 투자하기로 한 점 등도 상장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쿠팡발 e커머스 기업 '재평가'
간밤 뉴욕증시가 마무리된 후 국내 증시에서는 쿠팡발(發) e커머스 관련주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장보기 앱 '오아시스마켓'을 자회사로 둔 지어소프트는 오후 12시 2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300원(1719%) 2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만4200원까지 뛰어 최고가를 새로 썼다.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e커머스 사업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네이버도 1%대 오름세다. 유통주 중에서는 SSG닷컴을 통해 e커머스 사업을 운영 중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주가가 1%대 상승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IPO가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차이를 고려해도 쿠팡이 기존 예상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업계 전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성안에서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대포와도 같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쿠팡을 통해 기존의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쿠팡은 11일(현지시간) 미국 NYSE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희망가격(32~34달러) 상단을 뚫은 공모가 35달러로 입성한 쿠팡은 40% 넘게 치솟은 주가로 첫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4404억원)를 기록해 국내 상장사 중 삼성전자(시총 48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을 자랑하게 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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