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에 절망" 뿔난 20대…尹 지지율, 이낙연 처음 제쳤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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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보의 딥데이터 43]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종잡을 수 없었던 20대 민심이 '정권 교체'로 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내내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정권 교체론'이 '현 정권 유지론' 보다 20%포인트 넘게 우세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 등이 '공정'과 '정의'가 중요한 Z세대(1990년 이후 출생)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20대 '정권 교체론' 분석
올해 들어 20대 '정권 교체론'으로 전환
'교체론' 50%로 '유지론' 보다 20%P 높아
尹 지지율 9%…처음으로 이낙연 제치고 2위
이재명 선호도, 한달 전 보다 7%P↓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20대(만 18~29세) 지지가 처음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제치고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거나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윤 총장이 20대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들어 내내 20대 '정권 교체론' 우세
12일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 교체론)'고 답한 20대 응답자는 51%로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현 정권 유지론) 31%를 20%포인트 앞섰다. 20대의 '정권 교체론'은 올해 들어 내내 '정권 유지론'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격차도 내내 20% 안팎으로 크다.한국갤럽은 매달 한번씩 차기 대선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 조사에서 20대 민심은 정권 교체론과 정권 유지론이 때마다 바뀌면서 종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3개월 연속으로 내내 '정권 교체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면서 20대 민심이 정권 교체로 굳은 양상이다.
尹 지지율 9%…이낙연 제치고 첫 2위
윤 전 총장은 이번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9%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선대위원장(6%)와는 3%포인트 앞섰다. 윤 전 총장이 이 선대위원장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한 것은 관련 여론조사가 실시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 해 초 1위를 달리던 이 선대위원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 지사에게 2위를 내줬다. 1월에는 처음으로 안 대표에게 2위를 내주고, 2월에는 처음으로 윤 전 총장과 동률을 이루다 결국 이달 윤 전 총장에게도 추월당했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내 20% 안팎의 20대 지지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달 조사 보다 7%포인트 가량 빠졌다. 전반적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의 선호도는 빠지고, 윤 전 총장의 지지가 급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최근 LH공사 임직원의 투기 의혹 등이 20대 민심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Z세대로 불리는 20대들에게는 '공정'과 '정의'는 뗄 수 없는 키워드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음의 결정을 못한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20대 중 '유보'라고 답하는 비중은 50~70% 사이로 다른 연령층(30~50% 사이) 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향후 20대 민심이 정치판을 흔드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10일 윤 전 총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는 "성실함과 재능만으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청년들에게 이번 LH 투기 사태는 게임룰조차 조작되고 있어서 아예 승산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20대를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달 조사에서 전체적으로 정권 교체론은 48%로 정권 유지론(40%) 보다 10%포인트 가량 많았다. 3월 2주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부정 평가도 54%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 3주 이후 내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고 있다. 이주 부정 평가 이유로 대다수인 31%가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