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를 지배했던 여인…4천년만에 세상에 나왔다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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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팔찌 등 장례식 품목…여성 유골서 발견약 4000년 전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통치자 또는 지배계급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유골이 나왔다.
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진 "사회 지배자 추정"
뉴스사이언티스트 등 현지 언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진이 무르시아 플리에고에 있는 청동기 유적 라알몰리야에서 찾아낸 무덤에서 은으로 된 왕관인 다이아뎀 등 부장품 약 30점과 함께 묻힌 한 여성의 유골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진은 은으로 된 왕관을 착용한 여성 유골을 통해 4000년 전쯤인 청동기 시대에 여성이 이 지역의 통치자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진 책임자 로베르토 리쉬(Roberto Risch)는 "지배 계급의 여성들이 기원전 2200년에서 1550년 사이 지금의 안달루시아 동부와 무르시아 서부 일대를 지배한 '엘아르가르'(ElArgar) 사회를 통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바르셀로나자치대 연구진은 이 무덤에서 드러난 왕관, 팔찌들의 장례식 품목 대부분이 여성의 몸에서 발견된 것이 당시 사회의 지배자가 남성이 아닌 여성임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해당 여성은 당시 궁전으로 추정되는 건물 잔해 바닥에서 한 남성과 함께 발견됐다. 타원형 항아리 모양의 관에서 매장된 여성의 나이는 25~30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당시 무덤에는 35~40세 정도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유골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진은 주변 무덤에서 이들의 딸로 추정되는 한 여성의 유골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두 남녀가 부부 사이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2세기 동안 지속돼 지중해의 첫 번째 국가 조직으로 평가받는 엘아르가르 사회는 종전에도 여성의 지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들이 연이어 발견돼 눈길을 끈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