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아카이브] JW중외제약 ‘URC102’

JW중외제약은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자체 기반기술을 활용한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통풍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URC102에 대해 알아본다.

약물 개발 배경‘아플 통(痛), 바람 풍(風)’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엄청난 통증을 느낀다’는 통풍은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는 상류층 사람들이 걸린다는 의미로 ‘황제병’, ‘귀족병’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왔지만, 식습관이 서구화되며 ‘서민병’으로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 됐다. 실제로 통풍환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젊은 층의 발병률이 크게 늘어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33만4705명에 달하던 환자가 2019년 약 46만2279명으로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 경증 통풍인 무증상 고요산혈증의 경우 퓨린의 함유량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등 식이요법으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염의 급성 발작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게 되는데 이때는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처럼 통풍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한 약물 치료가 요구되지만 기존 통풍 치료제로 쓰이던 대표적인 약제들의 부작용 사례가 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풍치료제 개발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풍 치료제 시장 현황 환자의 증가와 함께 통풍 치료제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통풍 치료제 처방액은 340억 원 규모로 2015년 230억 원과 비교해 50%가량 급성장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풍 치료제 시장 성장세는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는 현재 약 3조 원 규모로 추산한다.

하지만 환자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국내외 제약사들이 앞다퉈 통풍 신약 개발에 매진하면서 2025년엔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금의 3배인 83억 달러(약 9조2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격하게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약제가 없어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약물 특성 및 기전통풍은 2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자연적으로 요산이 배출되는 일반인과 달리 요산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한 ‘배출저하형’ 통풍이고, 두 번째는 체내에서 요산이 일반인보다 많이 생성되는 ‘과다생성형’ 통풍이다.

현재 요산의 생성을 저하시키는 약제는 출시돼 있지만, 부작용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는 각각 신장 기능과 심장 기능을 악화시켜 사망률을 높인다는 부작용이 보고됐다. 배출저하형 통풍 치료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통풍 환자의 90%가 배출저하형 통풍환자지만 안전성 우려 때문에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기대를 모았던 벤즈브로마론과 레시뉴라드 제제는 간독성과 신장 독성 이슈로 인해 저용량 요법으로만 제한적으로 승인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URC102가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URC102는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작용기전을 가진 URAT1 억제 통풍 치료제다. 통풍환자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요산이 축적되는 것인 만큼 URC102는 요산 재흡수에 관여하는 URAT1의 작용을 억제, 혈청 속에 존재하는 요산 배출을 촉진한다. 특히 URC102는 임상 과정에서 급성신부전 등 중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URAT1 억제제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 연구 결과

URC102는 2017년 11월 미국 류머티즘학회에서 처음으로 임상 1상과 2a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1상은 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등을 확인했으며, 2a상은 한양대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14개 대형병원에서 총 14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중 요산수치의 감소 효과와 안전성, 용량 의존적 반응 등을 평가했다.

임상 2a상 결과에 따르면 혈중 내 요산 수치가 7~10㎎/㎗인 한국인 통풍환자를 대상으로 0.25㎎부터 10㎎까지 총 8단계의 용량을 14일 동안 반복 투여했더니 –3.3%(0.25㎎), -10.63%(0.5㎎), -13.2%(1㎎), -29.5%(2㎎), -28.3%(3㎎), -44.0%(5㎎), -49.0%(7㎎), -54.3%(10㎎) 등으로 용량이 높아질수록 요산수치 저하율도 늘어나는 ‘용량 의존적 반응’을 확인했다.

URC102 투여와 관련된 주요 부작용으로 관절통이 발생했으나 위약과의 차이는 없었다. 다른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아 통풍치료제로서의 높은 안전성도 입증했다. 2018년 11월부터는 중앙대병원 등 국내 10개 대형병원에서 167명의 통풍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b상을 진행해 유효성과 안전성, 적정 용량 등을 확인하고 결과보고서 도출을 앞두고 있다.

라이선스 아웃 및 글로벌 임상 계획

JW중외제약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다양한 학술적 근거를 확보해왔고, 이 같은 성과와 기대감을 바탕으로 2019년 중국 심시어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중국시장 출시 후에는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시장에서의 권리는 심시어가,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JW중외제약이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이 계약을 통해 JW중외제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확정된 계약금 500만 달러(약 60억 원)를 수령했으며, 판매 등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6500만 달러를 순차적으로 받게 됐다. 총 계약규모는 7000만 달러(약 836억 원) 수준이다.

URC102는 최근 처음으로 글로벌 임상에도 본격 돌입했다. 심시어는 지난해 8월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에 한국에서의 임상 결과들을 바탕으로 임상시험 계획서(IND)를 제출했고 12월 초 최종 승인을 받았다. 심시어는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에서 총 40명의 건강한 중국인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JW중외제약은 결과보고서 도출을 앞두고 있는 국내 2b상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다국적 제약사와의 추가적인 기술수출 논의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URC102는 JW중외제약의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의 프로젝트명인 ‘UR-1102’에서 비롯됐다. UR-1102는 요산의 영문인 ‘Uric acid Receptor’의 약자에 화합물 고유번호인 숫자 1102를 합성해 붙여졌다. JW중외제약이 C&C신약연구소의 과제를 이어받아 연구를 진행하면서 ‘URC102(URAT1 inhibitor, C&C identified, UR-1102)’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변경했다. 신장에 위치한 ‘URAT1’이라는 일종의 통로에 요산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치료제라는 의미다. 편집=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