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성능개량 속도내나…완성시 패트리엇과 통합운용

에이브럼스 "올해 방어역량 추가"…'3단계 추진' 사드성능개량 지칭 가능성
반대여론 등 국내외 여건 고려 실제 적용까진 시간 걸릴 듯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올해 한반도에서의 대북 탄도미사일 방어역량을 향상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미측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성능개량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추진 중인 사드 성능개량은 최종적으로는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하나로 통합해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한미군은 12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새 방어역량 추가' 발언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작전 보안을 이유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이 역량은 고도의 '파잇투나잇'(Fight Tonight)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제공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이 새로운 장비나 부대 배치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도 이날 문자메시지로 배포한 입장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에 대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지속 보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런 입장을 두고 군 안팎에서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미국이 그간 밝혀온 3단계의 사드 성능개량 추진 계획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부와 주한미군 모두 "새로운 장비나 부대 배치 의미가 아니다"라고 부인한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10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보면 그는 '합동긴급작전소요'(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 JEON)가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 미사일방어청(MDA)이 총 세 가지 특정 능력(specific capabilities)을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하나는 이미 한국에 있고, 나머지 두 개는 올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주한미군의 합동긴급작전소요는 3단계로 추진하는 사드체계 성능개량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존 힐 미 미사일방어청(MDA) 청장도 지난해 2021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한국에서의 합동긴급작전소요 계획을 크게 3단계로 구분해 설명한 바 있다.

1단계는 사드 포대에서 기존에 유선으로 연결된 발사대를 분리·배치해 원격 조종·통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포대는 성주 기지에 있더라도 발사대를 옮겨 다닐 수 있게 된다.

이미 미측은 2019년부터 1단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단계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의 수집 정보를 패트리엇 발사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사드와 비교해 탐지거리가 짧은 패트리엇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보완돼 요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종 3단계는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의 레이더와 발사대를 통합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되면 맞춤형 미사일 요격이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사드와 패트리엇 통합운용은 북한이 최근 들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등 저고도의 신형 탄도미사일의 경우 사드로 요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3단계의 사드체계 성능개량을 실제 한반도에 적용하기까진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현재 경북 상주에 있는 사드도 임시배치 단계에 불과하고, 주민 반발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도 "어떤 무기체계든 지속적으로 보완·발전시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발한다고 해서 이를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에이브럼스 장관의 발언 자리가 청문회인데다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