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대출 집중 북시흥농협 "심사과정서 LH직원 신분 알아"

"대출에는 하자 없어…토지 매입 이유 등은 파악할 이유 없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이 광명시흥 토지를 매입할 당시 대출이 집중됐던 북시흥농협은 대출 전 이 직원들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고 12일 밝혔다.
북시흥농협 대출담당 관계자는 이날 "대출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소득금액증명원 같은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출이 이뤄질 때 LH 직원들의 신분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들이 왜 땅을 사는지, 매입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확인하지도 않았고,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출 과정에는 전혀 문제는 없었다"며 "담보 비율(70% 이하) 등이 일반인과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밝혔다.농협중앙회 관계자도 이날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북시흥농협을 대상으로 대출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이미 점검했다"며 "담보 비율 등 여신 취급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로 점검할 계획은 현재 없다"며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서 금융기관의 대출 과정을 점검할 경우 이에 응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의 기자회견과 이후 LH의 자체 조사를 통해 드러난 광명·시흥신도시 예정지 내 토지 매입 LH 직원 13명 중 상당수가 이 농협 8개 지점 중 한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LH 부장급 직원은 2019년 6월 과림동 밭(2천739㎡)을 10억3천만원에 사면서 이 지점에서 7억8천만원을 대출받았다.

다른 LH 직원 4명은 같은 날 같은 땅 주인으로부터 바로 옆 밭(3천996㎡)을 15억1천만원에 구입하면서 3명이 역시 이 지점에서 총 11억4천400만원을 대출받았다.

작년 2월 시흥시 과림동 밭(5천25㎡)을 가족 등과 함께 26억원에 구입한 LH 직원 4명에게도 이 지점에서 10억여원의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이외에도 이 지점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부동산시장 관계 장관 회의에서 LH 땅 투기 의혹에 대한 후속 조치를 설명하며 "이번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의 특정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다"며 "이런 대출이 어떻게 가능했고 대출 과정상 불법·부당이나 소홀함은 없었는지, 맹점이나 보완점은 없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